마뷰다 알로에 시트마스크팩, 1일1팩 7일

금년 1월인가 2월인가부터 얼굴에 피지분비가 과하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고, 여드름이 심하게 나기 시작했다. 원래 깨끗한 피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히 여드름도 줄어 들어서 크게 걱정을 하는 수준은 아니었고, 가끔씩 한두 개의 커다란 뾰루지가 신경을 쓰이게 하는 수준이었는데, 갑자기 심각하다고 느껴질 정도가 되어, 4월경부터 피부과에 가서 여드름에 가장 효과가 좋다는 PDT 시술도 해보았으나, 시술이 끝난 이후 얼마 안가서 다시 시술전의 상태로 돌아가 버려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피부과에서도 알로에 시트마스크팩을 추천하기도 하고, 하루에 한번씩 팩을 하면 피부과를 갈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도 얼핏 들은 것같아서 알로에 시트팩은 어떤 것이 좋은가 찾아 보다가 알게 된 것이 마이뷰티다이어리My Beauty Diary 브랜드였다.

흔히들 줄여서 마뷰다라고 불리우는 이 마이뷰티다이어리는 아무래도 흑진주팩으로 유명해진 듯한데, 알로에 마스크팩도 나름 평가가 좋아서 구입을 하게 되었다. K-뷰티라면서 한국 화장품들이 아시아시장에서 핫한 반응을 얻는 와중에 범중국계 브랜드가 한국에서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진다.

내가 시트마스크팩을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기도 하고, 여성들처럼 이쪽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마뷰다 마스크팩의 특징이자 인기비결은 안에 세럼을 매우 잉여롭게 넣어 준다는 점과 시트가 매우 작다는 것이다.

피부에 해당 물질을 과하게 바른다고 해서 모두 흡수되는 것은 아니지만, 세럼을 매우 잉여롭게 넣어 주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당연히 환영할만 한 일이다. 다른 사용기를 보면, 포장지 안에 남은 세럼이 아까워서 얼굴 말고 다른 곳에도 알뜰하게 발라 준다는 글이 많다. 나도 살짝 아까운 생각이 들어, 때마침 무릅에 모기 물린 곳이 있길래 빨리 진정되라고 발라 주었다. 물파스냐? ㅋㅋㅋ

시트가 작다는 점이 인기비결이라고 한 것은 엄연히 사견이긴 한데 일종의 마케팅 요소가 아닐까 생각된다. 즉, 마뷰다같이 크기가 작은 시트팩을 쓴다는 것으로 자기 자신의 얼굴이 작다는 것을 과시할 수 있다랄까? 한국에서는 얼굴 작은 것이 꽤나 긍정적으로 받아 들여 지는 정서가 있지 않은가! 단, 이것이 한국 브랜드가 아니라 제조국에서도 그런 정서가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엄연히 사견"이라고 쓴 것이다. 아무튼 조막만한 시트크기 덕에 나같이 얼굴이 큰 아저씨가 이걸 쓰려니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다. 아랫부분을 최대한 찢어서 사용하라고 하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다. 사용하면 턱부분과 구레나룻이 있는 부분은 커버가 되지 못하여, 나중에는 포장지에 남아 있는 세럼을 이 커버되지 않는 곳에 직접 발라 주었다. 얼굴 큰 게 죄다!

10팩짜리를 사서 7일간 1일1팩이라는 번거로운 도전을 해보았는데, 실제로 불그스름한 여드름은 거의다 없어졌다. 하얀 좁쌀여드름은 여전히 두어개씩 발견되긴 하지만, PDT 효과가 사실상 전무한 것을 보며 절망했을 며칠 전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개선인지라 상당히 만족스럽다. 그래서, 조막만한 시트크기에도 불구하고 다시 구매할 생각이다. 아직은 마뷰다의 알로에 시트팩만 효과가 있는 것인지, 어떤 브랜드이던 알로에팩만 하면 효과가 있는 것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내 얼굴에다 임상실험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