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본

본 시리즈에 초창기부터 열광했던 것은 아니지만, 차츰 소문을 듣은 후에는 지난 모든 시리즈를 챙겨 보게 되었고, 나중에는 본 레거시Bourne lagacy에 맷 데이먼matt Damon이 등장하지 않는다며, 마치 본 시리즈의 광팬인 것처럼 불평을 쏟아내곤 하였다. 그리고, 본 레거시에서 예고한 것처럼 다시 제이슨이 등장하는 본 시리즈가 개봉하였다. 제목도 대놓고 제이슨 본, 21세기에 현존하는 최고의 첩보액션스릴러가 돌아온 것이다!

어떤 차이인 지는 모르겠지만, 맷 데이먼이 등장하면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관객의 입장에서 초조함이 더해진다. 본 시리즈에 나오는 많은 에이전트들 중에서 제이슨이 가장 강하고 따라서 그가 알아서 다 해결할 것이라는 믿음같은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쫓기는 자로서 제이슨이 느끼고 있는 초조함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듯하다. 이것이 맷 데이먼의 능력인 것일까?

이번 제이슨 본에서는 제이슨이 자신의 과거를 모두 기억해 내면서 자신을 이런 강력한 캐릭터로 만들어 놓고 제거하려는 CIA에 대항하는 내용이다. 그냥 숨어서 잘 살고 있는데 니키Nicky Parsons가 와서 부추긴 감이 없지 않아 있고, 니키는 그 부추김에 대한 가벼운(?) 댓가를 치른다. 나이가 들어도 맷 데이먼의 액션은 출중하다. 훌륭한 액션 배우들이 많지만, 맷 데이먼이 본 시리즈에서 보여주는 액션은 오직 맷 데이먼만이 보여줄 수 있는 스릴감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제이슨 본을 더 기대했던 것은 엑스마키나Ex Machina를 본 이후로 팬이 되어 버린 알리시아 비칸데르Alicia Vikander가 등장한다는 이유도 있었는데, 비칸데르는 엑스 마키나 이후로 벌써 두번째 첩보영화에 등장한다. 꽤 다작을 하는 듯한데, 엑스 마키나 이후에 그녀가 등장하는 영화를 본 것이 모두 첩보영화라서 첩보영화에만 나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문제는 그녀는 첩보영화에 그다지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탬포드를 졸업하고 CIA에서 유능한 해커로 일한다는 설정인데, 컴퓨터를 잘 다룰 것같이 생기지도 않고, 그렇다고 필드에 나와서 총질을 하기엔 너무 가녀리다. 그럼에도 자주 등장하는 클로즈업된 그녀의 옆모습은 정말 매력적이어서 위에서 언급했던 부족함은 싹다 잊혀진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