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맛있다!』 김문정

여행기 읽는 것을 상당히 꺼려했으나 맛집탐방을 좋아하는 나에게 먹거리를 테마로 쓴 바르셀로나 여행기는 예외일 수 밖에 없었다. 9년전 사전 조사도 없이 무작정 떠난 유럽여행이기에 바르셀로나에 7박 8일을 머무르면서도 여러 모로 놓친 것이 많았던지라 항상 바르셀로나 재방문이라는 열망을 안고 있는 나에게 딱 맞는 책이라고나 할까?

『스페인은 맛있다!』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요리를 배운 김문정 셰프가 자신의 바르셀로나 좌충우돌 생존기를 무거움 없이 재미있게 엮어 놓은 책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내용은 바르셀로나 지역을 중심으로한 스페인 요리들의 레시피, 그리고 해당 지역 맛집들의 소개로 채워져 있다. 즉, 일반적으로 방문해야할 건물이나 명소 등을 위주로한 여행 가이드북과는 성격이 다르다.

여행 가이드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다시 바르셀로나에 가보고 싶다는 잠재되어 있던 열망이 봉인해제 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9년전 바르셀로나에 있을 당시에는 나에게 맛집탐방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식사는 그냥 최대한 저렴하게 아무렇게나 먹고, 명소들을 찾아 가는 그런 평범한 여행을 목적으로 했었기에 더욱 그러하다. 아마도, 다시 유럽 여행을 떠난다면 거의 맛집탐방이 될 것 같다.

또한, 소개되어 있는 요리 중 일부는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한국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들을 이용하여 만들 수 있어서, 나중에 나만의 부엌이 생긴다면 한 번쯤 책에 나온 레시피대로 만들어 보겠다는 결심까지 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