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나라의 앨리스

별로 사전 조사를 하지 않고 그냥 극장을 찾았는데, 박찬욱 감독의 헐리우드 진출착 스토커에서 얼굴을 익힌 미아 와시코브스카Mia Wasikowska가 앨리스로 등장한다. 크림슨 피크에 이어 세번째로 스크린에서 보게 되는 셈이다. 영국억양으로는 앨리스도 알리스에 가깝게 발음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모자장수는 조니 뎁Johnny Depp.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친숙한 동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도대체 앨리스의 스토리는 기억이 나지 않아서 어디까지가 차용이고 어디까지가 창작인지 감이 서질 않는다. 원작을 그나마 동화로 읽기도 하였거니와 그것도 꽤 오래전에 읽었던지라... 이 영화에서는 앨리스가 엄청난 민폐녀로 등장하는데, 전세계의 시간을 관장하는 곳에 가서 크로노스피어라는 걸 훔쳐다가 모자장수 가족들을 살려 내려는 술수를 부리며 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다. 주인공이라 어찌어찌 수습은 하는데, 그래도 민폐는 민폐다.

엄청난 몰입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영화도 아니지만, 스크린에 펼쳐지는 화려한 영상미 때문에 모든 것이 용서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대놓고 환타지라 현실적인 장벽이 없으니, 마음껏 화려할 수 있다.

그나저나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는 점점 더 잘생겨지는 것같다. 공주인데 미남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