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니피센트7

서부영화는 이미 유행도 지났고 내 취향도 아닌지라 보기 전까지 망설였는데, 추석연휴에 뭔가 영화를 한 편 봐야겠다는 생각에 벤허와 매그니피센트7 중에 고르다가 후자를 선택하게 되었다. 따라서, 상당히 기대치가 낮은 상태로 극장에 들어 갔는데, 결론적으로 그토록 낮은 기대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매그니피센트7The Magnificent Seven은 1960년에 발표된 황야의 7인을 리메이크한것으로 말그대로 정통서부영화를 56년만에 부활시킨 것이다. 과연 현시점에서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을 것인가가 궁금했는데, 한창 서부영화가 유행할 때를 그리워하는 나이가 다소 지긋한 관객들은 예전의 향수에 젖을 수도 있을 것같다. 벤허도 그러하지만, 평소에 극장을 잘 찾지 않는 중장년층을 위하여 일부러 명절을 감안하여 개봉일을 잡은 것이라는 추측을 해본다.

이병헌이라는 한국배우가 등장하는 헐리우드 영화라는 점에서 국내 관객들에게 어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병헌이나 다른 명배우들의 명연기에도 불구하고 소재의 진부함을 어찌할 수는 없었다. 말을 타고 싸우려면 검을 들던가, 총으로 싸우려면 현대전이어야 한다는 편견이 뇌리에 박혀 말을 타고 총을 쏘는 이 과도기적인 상황이 이질적이면서도 역설적으로 진부함으로 다가온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