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에서의 첫스터디

추석연휴를 보내고 처음 방문한 마이존, 그런데, 리셉션데스크 뒤편에 나선형 마이존 로고가 사라지고 "꿈틀"이라는 로고가 붙어 있는 것을 보니 꽤 낯설다. 못보던 스텝도 보인다. 서로 쭈삣쭈삣 하다가 내가 패스를 꺼내놓자 기존 회원이셨냐면서 내 패스에 스탬프를 찍어주면서 해당 스터디룸 번호를 알려준다. 이렇게 꿈틀로 바뀐 마이존에서의 첫번째 스터디가 시작되었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마이존을 닫게 된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전해들은 바로는 실제로 닫을 계획이었으나 손을 뗀지 오래되었지만 애착을 가지고 있던 설립자인 Michelle이 그냥 닫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서 방안을 고심하다가 친척분에게 인수의사를 타진하여, 결국 성사가 되었다고 한다. 들은 이야기라 확실하지는 않다. 내가 화요일 중급토론 스터디를 맡고 있었다면 직접 들었을 테지만, 다른 리더들을 통해서 더블체킹한 바이니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온라인으로도 얼마전부터 바뀐다고 공지를 하였건만 막상 9년넘게 보던 로고가 이렇게 바뀌니 뭔가 허전함이 느껴진다. 정말 바뀐 것이 크게 없고 딱 로고만 바뀌었음에도 그러하다. 굳이 바뀐 것이 있다면 유료로 판매되는 음료의 수가 늘어났다는 것정도?

새로운 주인이 관심을 가지고 열성을 쏟을테니 카페가 지금보다 활기를 띌 것이라고 믿지만,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영어 스터디로서의 정체성은 다소 희석될 것같다.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프로모션을 하는 것으로 봐서는 좀 더 다양한 수요를 흡수하려는 듯하다. 문을 열고 들어 오면서 자연스레 영어를 사용하게 되는 문화가 좋았는데, 어찌될지...

스터디를 하다가 쉬는 시간에 리셉션 데스크 부근에서 누군가와 오랫동안 눈을 마주쳤으나, 왠지 구면인데 생각이 안나는 것같아 슬쩍 지나쳤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새로운 주인인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 또 마주치면 물어봐야지.

그나저나, 난 루돌넷에 마이존에서 스터디한 이야기나 마이존사람들이랑 만나서 밥먹은 이야기 등을 적을 때 모두 "마이존"이라는 태그를 달아 놓았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다. 기존 것도 다 "꿈틀"이라고 바꿔야 하는 것인지, 지금부터 쓰는 이야기에만 "꿈틀"이라고 달아야 하는지, 아니면, 앞으로 "꿈틀" 관련 글들에도 계속 "마이존"이라는 태그를 달아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부터 새로 알게 되는 인연들과의 이야기에만 "꿈틀"이라고 달아야 하는지... 참 쓸데없는 고민인 것 같은데, 고민을 안할 수가 없네. 우선 이번글은 "마이존"이라고 달아 놓기로...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