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사람, 지는 사람』 프레드 케리

저자인 프레드 C. 켈리Fred C. Kelly는 투자자라기 보다는 기자가 본업이다. 주식시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하여 부를 거머쥔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을 적지 않은 기간 연구하며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하여 그럭저럭 높은 승률을 거둔다. 그리고, 왜 자신이 승리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써내려간 책이 바로 『이기는 사람, 지는 사람』이다. 원제는 책표지에도 나와 있듯이 『Why You Win or Lose』.

부제인 The Psychology of Speculation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프레드 켈리는 주식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맨탈리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책 전반을 꿰뚫는 한마디는 돈을 벌기 위하여 대중과 반대편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상당히 명료하게 맨탈리티를 강조하긴 하지만, 학술적인 기반을 바탕으로 씌여진 글이 아니라 글에서 깊이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래서인지 책도 매우 얇다. 뭐 이 정도 내용을 책으로 발간하나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이 저자는 주식시장에서 엄청난 부를 거머쥔 것도 아니면서, 미미한 승리를 가지고 마치 주식시장을 다 아는 듯이 자신감에 가득찬 어조로 글을 써나가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바로 그 점이 상당히 거슬인다. 내가 "지는 사람"으로서 질투를 느끼는 것인지도...

책을 읽으면서 워낙에 오래전의 이야기, 즉 20세기초 미국의 대공항을 예로드는 경우가 많아서 의아했는데, 원작은 무려 1930년에 발간되었다. 80여년전의 주식투자자 이야기가 이렇게 새로 책으로 발간된 것이 참 의아하긴 하다.

그럼에도, 저자가 강조하는 맨탈리티는 실제로 투자시에 매우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흔히 투자의 3요소로 일컫는 자산관리, 전략, 맨탈리티 중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맨탈리티를 가장 중요하게 꼽곤 한다. 다른 것은 가르쳐 주어도 맨탈리티는 스스로 수련을 통하여 단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투자자/투기자에게는 쓴소리로 가득차 있어 읽기가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쓴소리도 귀담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