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팀 버튼Tim Burton 감독의 색깔이 잘 드러나 있는, 다시 말하자면 딱 팀 버튼 감독이 잘 만들 수 있는 소재를 다룬 영화다. 원제는 Miss Peregrine's Home for Peculiar Children 이니, 직역하면 이상한 아이들을 위한 페레그린씨의 집이라는 뜻인데, 국내에서 개봉할 시에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라고 지어졌다. 감독이 팀 버튼이고, 매력적인 에바 그린Eva Green이 출연하는 영화이라 개봉 전에도 예고편을 접하며 꼭 보겠다고 결심을 했었고, 실행에 옮겼다.

뮤턴트 이야기라고 싸잡아서 진부하다는 딱지를 붙여 버릴 수도 있겠지만, 팀 버튼 특유의 환상적인 표현때문인지 소재가 꽤 참신하게 느껴졌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아이들의 연기력이 주연을 맡기엔 부족하다는 것이다. 에바 그린의 분량이 많기는 하지만 주연은 역시 아이들인데, 이럴 경우 아이들의 연기력이 탁월한 수준이 아니면 성인 관객의 몰입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아무래도 그들 나이 또래의 정서를 공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간에 나가 버리는 어린이 관객들이 있었던 것을 보면, 또래 저연령층의 공감 또한 얻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새털처럼 가벼워서 무거운 납신발을 신고 있지 않으면 헬륨풍선처럼 날아가 버리는 엠마 블룸Emma Bloom을 제이크Jake가 마치 연처럼 밧줄로 잡고 있는 모습은 꽤나 로맨틱했다. 왜 이 장면을 로맨틱하게 느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