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딩 리뷰, 2016년 10월물

만기일에 가까워 오면서 수익이 급격히 줄어들어 적자로 마감하는 경험을 벌써 3개월 연속으로 하고 있다. 상당히 불쾌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시장에 농락당하는 기분이다. 불쾌한 감정을 추스리고 11월물을 준비해야 하는데, 3개월 연속으로 10M 안팎의 손실을 입으니 자신감이 상당히 떨어진다.

이번 10월물의 손실은 KOSPI200 선물/옵션과 달러선물, 그리고 주식선물에서 골고루 합쳐진 결과이다. 특정 상품에서 심각한 실수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 상품에 분산하여 투자함으로 인하여, 비체계적 위험에 대비하는 전략이었는데, 역시나 방향성 배팅을 했다는 측면에서 체계적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포지션이었고, 그 위험이 현실화 되어 버렸다. 엄밀히 말하자면, 선택한 주식선물들과 KOSPI200 선물지수의 베타값을 감안할 때 비체계적 위험도 제대로 대비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적어도 KOSPI200 선물에는 수익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시스템 트레이딩 시그널에 따라 지난 19일에 진입했던 매수포지션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생산중단 이슈를 계기로 급격히 폭락을 하는 바람에 거의 진입가격 수준에서 청산을 해야 했다. 처음 폭발 이슈는 엘리엇의 주주제안 모멘텀으로 티가 나지 않았는데, 결국에는 한꺼번에 시장에 반영되는 모습이었다. 이에 따라 옵션 포지션에서는 손실을 기록했다. 콜옵션의 손실이 두드러 지는데, 만기일을 앞두고 공격적인 상승에 몇 번 배팅을 했던 것이 실패하면서 손실이 커졌다.

달러선물 트레이딩은 당분간 지양하기로 했는데, 마침 주목할만한 시그널이 나와 계획을 변경하여 원화 약세에 배팅을 하였으나 쓰라린 손실을 입으며 실패했고, 두번째로 진입했던 강세에 대한 배팅은 미미한 수익으로 끝났다. 첫번째 배팅의 청산타이밍을 다소 늦추었다면 손실을 좀 줄이거나 오히려 흑자로 청산할 수 있었을텐데, 시스템 트레이딩이 여러 번 실패함으로 인하여 신뢰가 깨지면서 자의적으로 빠르게 청산해 버렸던 것이 손실을 키웠다. 시그널 설계시에 정신적으로 견딜 수 있는 손실한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데, 달러선물 대응 시스템이 미흡했다.

주식선물은 LG디스플레이, 한국전력, LG생활건강, 삼성물산에 각각 배팅을 하였고, 이중에서 LG생활건강의 매수포지션이 큰 실패를 겪었으며, 나머지는 미미한 손익을 기록했다. 5M에 가까운 손실이지만, 커버리지를 거래대금이 많은 12개 종목으로 축소한 후에 배팅 사이즈를 키웠던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감내해야할 손실이다.

이번 10월물까지 오는 과정에서 2016년 상반기에 기록했던 수익들을 대부분 까먹은 상황이다. 남은 11월물과 12월물에 선전을 하여 2016년이 잘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다. 자신감을 빨리 회복해야 할텐데... 음...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