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티유 데이

바스티유 데이를 보고 나오면서 지난 봄에 보았던 런던해즈폴른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배경이 런던이 아니고 파리라는 점, 그리고, 부패한 경찰의 손아귀에서 안전하게 빼내야 하는 인물이 대통령이 아니라 소매치기라는 점만 제외하면 매우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둘 중에 선택하라면 런던해즈폴른이 역시나 들인 돈이 좀 더 많아서인지 볼거리가 풍부했다고 평하고 싶다.

그저그런 액션 영화라는 기대치를 가지고 극장에 들어 갔고, 딱 기대한 수준만큼만 즐기고 나왔다. 과격한 민족주의노선을 취하고 있는 테러리스트들이 경찰과 결탁하여 테러를 자행한다라는 이야기인데, 나중에는 정치적 영향력이 목적인지 돈이 목적인지 불분명해지기도 하고, 딱히 공감가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소매치기 한 명 잡으려고 스나이퍼까지 동원되는 좀 어이가 없는 상황을 그저 액션영화려니 하고 감안하고 보니, 차마 못봐줄 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엄청난 긴박감 같은 것은 없었다. 과격하지만 특출난 CIA 요원이 알아서 해줄 것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