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시고랭 @포프롬나드

예술의전당에서 전시회를 보고난 후에 늘 어디서 저녁을 먹어야 할 지 고민하곤 했는데, 지난 달에 포프롬나드Pho Promenade를 알게 된 이후로는 그 고민이 조금 줄어 들었다. 물론, 매번 포프롬나드만 갈 순 없으니 여전히 고민이 남아 있긴 하겠지만, 우선은 다시 포프롬나드에서 저녁을 먹기로 하였다.

지난 방문 때 양지차돌 쌀국수를 주문하여 엄청난 양의 양지머리 고기가 들어 있어 만족스러웠던 기억을 잠시 봉인하고 이번에는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 보았다. 어느 블로그에선가 나시고랭이 괜찮다는 한 것을 기억하고는 주문해 보았다. 그냥 돼지고기가 들어간 볶음밥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맛은 일반적인 한국식 볶음밥에서 크게 벗어 나지는 않는다. 볶음밥에서 느낄 수 있는 날라다니는 듯한 쌀의 식감도 비슷하며, 다만 차이가 있다면 김치같은 것이 들어가 있지는 않다는 것 정도? 그리고, 소스가 좀 독특한 맛을 내는데, 은은하게 풍겨져 나와서 정체를 알 수는 없었다. 데리야끼 소스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먹다보니 매콤함이 입안에 누적되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번 양지차돌쌀국수에 들어간 양지머리의 양을 기대했는데, 나시고랭에 들어간 돼지고기의 양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한 숟가락당 하나의 돼지고기 조각을 먹을 수 없었다. 고기가 좀 더 들어 갔더라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을 텐데, 추천해줄만 하지 않다. 물론, 내 식성이 밥보다는 면류를 선호하기 때문에 평가가 좀 더 야박해진 것일 수도...

다음에 포프롬나드를 방문한다면, 역시 국수류중에 골라야겠다. 역시 가장 안전한 선택지는 양지차돌쌀국수임에 틀림없다. 참, 그리고, 알아보니 나시고랭은 인도네시아 음식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당연히 베트남 음식인 줄 알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