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칭』 앨빈 로스

2012년 시장설계에 대한 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앨빈 로스Alvine Roth의 저서 『매칭』을 읽었다. "숨은 시장을 발굴하는 강력한 힘"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나의 기대와는 다른 내용이어서 읽는 중에 맥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내가 기대한 것은 뭔가 초기에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을 상황에서 어떻게 의도적으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점을 푸는 것이었으나, 책의 내용은 이미 그럭저럭 돌아 가고 있는 시장에서 비효율적인 요인을 찾아서 효율적으로 시장이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일에 관한 일이었다. 즉, 저자와 독자의 핀트가 다소 맞지 않은 셈이다.

앨빈 로스가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시장이 신장 교환, 의사와 병원의 매칭, 사법연수생과 판사의 매칭, 고등학교 지원자의 효율적 할당 등이어서 나의 실생활에서 실감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었던 관계로 흥미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떤 수학공식 없이도 워낙 쉽게 설명을 해서 책을 이해 못한 것은 아니었다. 별로 관심이 생기지 않아서 곧 잊어 버리겠지만...

그나마 흥미로웠던 내용은 레지던트와 병원의 매칭 알고리즘이 커플이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아서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라는 내용이었는데, 의사들끼리 커플이었을 경우, 한 쪽만 좋은 병원으로 할당이 되면, 포기해 버린다라는 사실에 다소 놀라웠다. 과연 한국의 의사 커플들도 이와 같은 성향을 나타낼 것인지 궁금하다. 아무리 커플이라도 꼭 같은 병원에서 일해야 하나?

책에서 워낙 쉽게 설명을 해놓아서 그런지, 뭐 이런 걸로 노벨경제학상을 받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수락유예알고리즘이나 시장 설계라는 것이 엄청 어려운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앨빈 로스 교수가 로이드 섀플리Lloyd Stowell Shapley 교수와 공동수상하게 된 논문의 이름은 "for the theory of stable allocations and the practice of market design"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