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딩 리뷰, 2016년 12월물

지난 11월물에서 고마운 수익을 안겨 주었던 주식선물, 특히, 한미약품과 아모레퍼시픽이 그대로 손실로 돌아오며, 12월물에 대한 트레이딩을 손실로 마감했다. 시장이 나를 조롱하는 듯 약 9M을 주었다가 다시 가져가 버렸다. 상당히 불쾌하다. 그 불쾌함의 대상이 시장인지 나 자신인지...

지난 11월물 기간동안 가지고 있던 한미약품 매수포지션을 11월 만기일 이후에도 롤오버하여 계속 보유하고 있었는데, 점차 그 상승세가 약해지더니 하락하기 시작하여 매수 시점의 가격과 비슷해져 버렸다. 상승세가 약해졌을 때 청산시그널이 나왔으면 좋으련만, 나의 시스템은 이를 감지하지 못하였고, 난 미련하게 다시 상승하기만을 기다리다가 매수가격 수준까지 떨어지자 어쩔 수 없이 임의로 청산을 하였다. 11월 12월 합계를 하면 거의 본전 수준이긴 하지만, 회계기간을 나누다 보니 내 주머니로 들어 왔던 것이 다시 나가는 모양새가 도드라 져서 기분이 상당히 나쁘다.

이 매매를 계기로 시스템에 청산조건을 추가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싶지만, 한미약품의 증거금률이 꽤나 높아서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다른 시그널에 100% 대응하지 못하는 등 상당한 기회비용을 낭비했다는 측면에서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지난 11월물에서 롤오버 하기는 하였지만, 현물과의 베이시스 차이로 인하여 기대했던 수익에서 좀 뜯겨나가는 수준에 그치고 바로 청산을 하였다. 문제는 그 이후에 다시 아모레퍼시픽의 매수시그널이 나온 것인데, 잘 가다가 급작스럽게 하락세로 돌아서서 이에 시스템이 대응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회계적으로도 손실을 보았기에 좀 더 뼈아픈 매매라고 할 수 있다. 역시, 청산조건과 매도시그널을 추가한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겠다. 이제 주식선물에 대한 시스템도 만들 만큼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구멍이 이렇게 나오니 답답할 지경이다.

한미약품과 아모레퍼시픽 이외에도 LG화학 선물과 LG생활건강 선물에 대한 트레이딩도 있었는데, 여기서 그나마 수익을 거두어 어마어마하게 커질 수도 있었던 손실을 좀 상쇄해 주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같은 화장품 업종으로서 비슷한 시기에 조금 다른 매수 시그널이 나와서 같이 들어 갔으나, 그 이후의 행보는 매우 다르게 흘러가 아직도 당황스럽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치약사태 때문에 좀 더 조정을 받은 것이라고 해석해야 할지... 한편, SK하이닉스 선물 또한 매수포지션을 취했으나, 뭔가 미심쩍어 중간에 미미한 손실상태에서 청산을 해버렸는데, 그 이후에 화가날 정도로 시원스럽게 상승을 하며 닭쫓던 개마냥 푸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여전히 주요 거래대상인 KOSPI200 선물옵션에 대한 트레이딩은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었는데, 다만, 만기일에 무리하게 양매도 포지션을 들어 갔다가 수익을 잘라 먹고 말았다. 결제를 받을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결제를 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작년 12월에 솟구치던 선물과 달리 현물이 동시호가에 적정한 수준으로 수렴하는 것을 보며, 12월물에는 동시호가 후에 튀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낙관론에 젖어 비이성적인 결정을 한 것이다. 맘먹고 들어 올릴 것이라는 여러 투자 주체들의 정황들이 노출되고 있었음에도, 흔히 말하는 "보고 싶은 것만 보인다"는 심리상태에 빠져 있어 이를 이용하지 못했다. 이로인해, 지난 11월물에 얻었던 수익만큼을 밷어내고 말았다. 결제만 안받았어도 -7M 수준에서 끝나는 것인데... 스스로의 심리상태를 분석해 보면, 무의식적으로 지난 11월물에 얻었던 9M까지는 본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대응을 하게 되는 것같다. 고쳐야할 습관이다.

이렇게 해서 2016년의 트레이딩도 마쳤다. 12월이 조금 더 남아 있긴 하지만, 내 개인적인 회계기간으로는 2017년 1월물에 포함되기 때문에 12월 트레이딩은 끝난 셈이다. 손실은 아니지만, 수익이라고 말하긴 민망한 수준이다. 상반기는 미니선물로 대응했기 때문에 파생상품양도세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2017년에는 제발 유의미한 수익을 거둘 수 있길...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