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가치』 박성식

부동산에 대해서 딱히 축적된 지식이 별로 없는 나같은 사람이 이 책을 보면 부동산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세계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간의 가치』는 바로 그런 책이다. 일반적으로 관심도가 높은 주거용 부동산 뿐만 아니라 업무용 부동산, 더 나아가 각종 회원권 매매를 비롯하여 PEF 등의 부동산 금융까지 어마어마한 분야를 조목조목 간결하게 설명해 준다. 입문서로써 선택한 것인데, 예상외로 어마어마한 양의 지식을 머리에 집어 넣느라 고생을 좀 했다.

몇 가지 인상적인 내용을 언급하자면, 첫째로 부동산 수익률에 대한 것이었다. 일반인들에게 좀 더 친숙한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투자수익률이 3%대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에 상업용 부동산은 5%대 이상을 얻을 수도 있다고 한다. 물론, 자산가치가 상승하는 경우를 언급한 것은 아니고, 월임대료를 받기 위하서 투자해야 할 자본에 대한 ROI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거용 부동산의 투자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부동산 투자회사 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모두 주거용 부동산을 경쟁적으로 사려고 하다보니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은 또한 국내에서는 왜 부동산 투자 회사들이 주거용 부동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는가에 대한 이유이기도 하다.

보증금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일반적으로 외국에서 월세살이를 하다 보면 보증금이라는 것이 한두달치 월세, 심지어 2, 3주치 월세만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반면에 국내에서는 월세를 살아도 보증금이 꽤 높은 편이다. 그 이유가 보증금을 집주인 임의의 용도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미국의 경우 애스크로 계좌에 임대료를 보관하게 되어 있으며, 집주인이 함부로 이것을 꺼내서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대신 세입자를 들일 때 신용도 등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한다고 한다. 물론, 이 이유때문은 아니고, 전통적으로 우리 나라는 금융 발달이 미비해서 직접 금융의 형식으로 전세 등의 제도가 만들어 졌다는 언급도 되어 있다.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우리 나라의 아파트와 콘도, 그리고 미국의 Apartment와 Condominium에 대한 차이점을 설명해 주는 대목이 있는데, 미국의 apartment는 아파트 전체를 부동산 업자가 소유하면서 개벌 집들을 개인에게 임대해 주는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대체적으로 내장제 등이 그리 호화롭지 못하다고 한다. 반면에 condominium은 실제로 우리가 생각하는 아파트의 개념이 들어 있어서 집주인이 실거주 하는 경우가 많아 좀 더 고급스러운 형태로 지어진다고 한다. 왜 영어를 배울 때 condominium을 고급아파트로 번역했는지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