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이병헌과 강동원이라는 투톱 (김우빈까지 쓰리톱?)을 내세운 마스터가 은글슬쩍 개봉했다. 이 영화의 예고편을 그리 자주 본 기억이 없는 것을 보면 마케팅 비용을 그리 많이 쓰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해야 할 지...

자세히 알아보지 않아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국내에서는 가장 악명 높은 완전범죄로 알려져 있는 조희팔의 다단계 사기 사건을 각색해서 만든 듯하다. 다만, 실제 이야기와 결말은 다르다. 이병헌이 원네트워크 진회장으로 강동원이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김재명으로 등장하여, 김재명이 진회장을 잡으려 애쓰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병헌이 전형적인 악역으로 등장하는 영화를 기억해 내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을 보면 꽤 신선한 시도로 보여진다. 늘 그렇듯 이병헌의 연기는 매우 뛰어나다. 그의 연설을 들으면 정말 속아 넘어갈 듯하다. 강동원이 분한 김재명은 정의감 넘치고 재수없을 정도로 똑똑한 형사역할이다. 강동원의 멋짐이 마구마구 발산되니 여성관객을 모으는 데 어려움이 없을 듯하다. 특별히 개성넘치게 튀는 연기를 하지 않아도 그의 멋짐은 도드라진다.

일반적으로 수사물은 다소 복잡하게 편집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관객들이 머리를 좀 굴려야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마스터는 그런류의 범죄수사물은 아니다. 그냥 편안하게 앉아서 잘생긴 강동원을 감상하면서 이국적인 풍경속에 펼쳐지는 사기극과 액션씬을 만끽하면 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