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을 이미 여러 번 보면서 보러 가야 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던 애니메이션, 씽을 보러 극장을 찾았다. 국내 애니메이션 관객층이 한정되어 있는지 시간대가 맞는 극장을 찾느라 다소 고전을 하였지만, 결국에는 찾아 내었다.

소재가 참 흥미롭다. 아마추어지만 노래에는 소질이 있다고 자부하는 동물들이 오디션을 한다는 내용인데, 모이는 과정이 정말 만화같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극장주인 문은 거의 마지막 희망이라며 이 오디션을 기획한다. 그런데, 비서가 홍보 문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수를 하여, 상금이 $1,000에서 $100,000로 잘못 인쇄되어 뿌려진 것이다. 이를 본 동물들이 눈이 뒤집혀서 너도나도 오디션에 참가하겠다고 극장에 줄을 서는 상황이 만들어 진다.

난 씽이 2016년에 관람한 영화들 중에서 두번째로 마음에 든다. 딱히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가서인지 더 감동적이었던 것같다. 우선, 극장주가 된 문 사장의 이야기가 심금을 울린다. 문의 아버지가 평생 세차를 하면서 번 돈으로 아들에게 극장을 사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극장이 문을 닫을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회상하는 극장주 문사장의 표정은 참으로 애처롭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중에 극장의 훌륭한 사운드 시스템으로 음악을 듣는 것은 꽤나 만족도가 높다. 오디션에 합격한 몇 마리의 동물들이 각자 재능을 뽑내며 노래를 부르느라 여러 번 귀가 호강한다. 특히나, 소심쟁이 코끼리 미나의 마지막 퍼포먼스가 정말 훌륭하다. 그래서, 마지막에 부르겠지.

난 요즘 삶에 치여서 잊고 있었던 꿈을 이루어 가는 스토리에 꽂혀 있는 것같다. 아마도 내가 씽을 높게 평가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주관적 평가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다른 관객들이 씽을 나만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애니메이션에 거부감이 없는 관객이라는 가정하에), 적어도 추천하지 못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