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신저스

이미 여러 번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예고편에 노출된 상태이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SF 장르이기도 하였으며, 특히나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가 주연으로 나온다는 점까지 더하니, 극장을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국내에서는 연초에 개봉을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먼저 개봉을 했는지, IMDB에서는 2016년 영화로 나와 있다.

상당히 기발한 소재이다. 사이버틱하면서도 무인도같은 상황을 만든다는 설정은 참신성이라는 측면에서 칭찬을 아니할 수가 없다. 물론,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200년이나 걸리는 거리에 식민지 행성을 개발할 것같으면 차라리, 3~4년 거리에 있는 화성에 테라포밍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좀 더 쉽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200년동안 수면상태에 있다가 깨어난다는 발상도 나쁘지 않다. SF는 이러한 상상력을 인정하고 볼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이 풍부하면서도 넓은 공간에 매력적인 남녀 단 둘이 깨어 있는 상황은 당연히 로맨틱한 상상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며, 영화에서 두 주인공들은 그렇게 한다. 특히나, 남자의 입장에서 제니퍼 로렌스 같은 여자와 이러한 첨단공간에 단 둘이 있다고 상상해 보라. 황홀하기 그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약간 고약한 상상도 하게 된다. 만일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더 나아가 정말 싫어 하는 사람과 단 둘이서 이렇게 어찌할 수 없이 남은 여생을 살아야 한다는 상상을 해보니, 이보다 끔찍한 일도 없다. 공간이 충분히 넓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또한, 가볍게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하는 영화다. 과연 인간의 양심은 어디까지인지, 또한 고독은 양심에 대한 면제부가 될 수 있는지.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