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인간을 읽다』 마이클 코벌리스

『뇌, 인간을 읽다』라는 제목만 보자면 엄청난 수준의 지식이나 비밀이 책속에 담겨 있을 것같은 착각에 빠지기 쉬운데, (나만 그런 것일 수도?) 그렇게 어려운 책은 아니며, 그런 착각 속에 처음 책의 두께를 보았다면 상당히 당황했을 것이다. 거의 포켓북 수준의 크기를 자랑한다. 그리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지식도 포켓북 수준이다.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얼마 전에 읽었던 『만물의공식』이라는 책의 날개에 홍보되어 있었던 것을 책의 제목에 끌려 나중에 읽어 보고자 독서 목록에 포함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말그대로 제목에 낚였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도대체 지식의 깊이가 없다. 앞으로 책 날개의 홍보를 보고 책을 고르지 않기로 결심했다.

물론, 내가 원했던 것이 생물학자나 뇌과학자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전해주는 책이었기 때문에 실망을 한 것이지, 가볍게 상식을 늘리는 차원에서 보자면 나쁘지 않은 책일 수도 있다. 이 책은 심리학자의 입장에서 우리의 행동들이 뇌의 어떠한 면과 연관되어 있는 지 가볍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한가지 흥미로웠던 대목을 언급하자면 왼손잡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상의 대다수는 오른손잡이고 따라서 왼손잡이들은 일상 생활 여러 곳에서 불편을 느끼며 오른손잡이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의 법칙에 힘겹게 따라가게 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오른손잡이들은 왼손잡이들이 뭔가 특별한 능력이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되는데, 스포츠의 영역 이외에는 왼손잡이/왼발잡이가 도드라지는 능력을 가지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오히려, 뇌의 비대칭적인 성향에 의지하는 능력을 발휘하는데 애로사항이 있다고 하는데, 언어능력이 바로 그러한 예중에 하나이다. 즉, 왼손잡이가 언어능력에 결함을 가질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다. 살면서 말 잘하는 왼손잡이도 많이 봐왔고, 언어능력과 왼손잡이의 연관관계를 생각하며 사람과 대화한 적은 없기 때문에 좀 어리둥절하긴 하지만, 앞으로는 유심히 살펴 봐야 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