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건

아마도 이것이 엑스맨 시리즈의 마지막이 아닐까 생각된다. 세 편과 프리퀄 세 편이 나오고, 울버린을 주인공으로 한 울버린이라는 영화가 나왔으며, 그리고, 이번에 다시 울버린을 주인공으로 한 로건이라는 영화가 나왔다. 마블코믹스 작품이지만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와는 별개로 만들어지고 있는 엑스맨은 동력을 잃어 가고 있으며, 그래서 딱 이 정도에서 마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시리즈 중에 하나라 이렇게 끝나는 것이 아쉽지만, 박수칠 때 떠나는 것이 여러 모로 좋다.

시점은 뮤턴트들의 수가 급격시 사라져 쇠퇴된 2029년을 배경으로 한다. 한때 프로페서X라고 불리우며 강력한 맨탈리티로 시간도 멈출 수 있었던 찰스는 이제 퇴행성 정신질환을 앓으며 종종 발작과 함께 통제가 되지 않는 그 강력한 정신력 때문에 주변인들을 본의 아니게 해치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불사신이라 불리웠던 울버린은 이제 치유능력의 급격한 저하로 몸이 예전보다 급격히 쇠약해졌고, 그저 쇼퍼로 밥벌이를 하며 찰스를 돌보고 있다. 아무리 인류를 능가하는 능력을 가진 뮤턴트들이라도 노화를 막을 수는 없다는 설정은 여러 모로 서글프다.

울버린의 강력한 액션을 보러 왔던 관객들은 어쩌면 실망을 할 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는 초인적 치유력과 아다만티움 칼날로 악당들을 괴멸시키던 울버린이 아닌, 노쇠하여 자기 자신조차 지키기 힘들어 졌지만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해 탄생한 피붙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건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엑스맨의 팬이라면 이런 로건의 마지막 열정에 눈물을 참으며 응원을 해줄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울버린2가 아니라 로건이다.

그렇다.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다. 울버린도 그러하고 휴 잭맨Hugh Jackman도 그러하다. 처음 엑스맨 시리즈를 시작할 때 휴 잭맨은 창창한 30대였지만 이제는 곧 50줄에 들어 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