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카츠 정식 @25카츠 여의도점

얼마전에 예빈이 인스타에서 25카츠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 언젠가 가봐야 겠다는 생각했는데, 그 기회가 생각보다 일찍 왔다. 여의도쪽에서 세미나를 듣고 저녁을 어디서 먹을까 검색을 하다가 여의도백화점에 25카츠 여의도점이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여의도백화점 지하로 내려가 25카츠를 어렵지 않게 찾아 안으로 들어 갔는데, 어랏? 손님이 하나도 없다. 저녁 7시의 여의도 식당들은 대부분 이런 모습인 것인지, 아니면 이 집만 이렇게 저녁에 인기가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저번에 갔었던 IFC몰의 식당들은 활기차 보였는데... 비가 와서 그랬나... 아무튼, 식사시간인데도 손님이 하나도 없는 음식점을 들어 가는 것은 꺼림찍하다.

베이직카츠를 선택했다. 정식으로 주문하면 새우튀김 두마리와 미니우동을 준다고 하기에 정식으로 주문했다. 얼마 기다리지 않고 나온 베이직카츠 정식의 비주얼은 딱히 화려함은 없었다. 이리저리 돌려서 아무리 사진을 멋들어지게 찍어 보려고 해도 이쁘게 안나온다. 포기하고 대충 찍었다. 한 조각을 빼내어 보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정말 25겹으로 만든 것같다.

돼지 고기 등심을 얇게 여러겹으로 만들게 되면, 가장 큰 장점이 생긴다. 홍보하기에 좋다는 것이다. 25겹이라는 말을 들으면 뭔가 장인정신이 투철한 사람의 열정이 담긴 음식이라는 느낌이 들 것이다. 또 다른 장점은 식감이 좀 더 부드러워 진다. 돈까스용으로 사용되는 부위는 주로 등심과 안심이 있는데, 안심과 비교하면 등심이 좀 더 질긴 편이다. 그런데, 이렇게 25겹으로 얇게 만들어 접어 놓으니 안심만큼이나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진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장점은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식당 주인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일본식 돈까스를 먹으러 갈 때 어느 돈까스 집으로 가든 중요한 것이 아니고, 25겹으로 등심을 부드럽게 만든 것을 먹을 바에야 그냥 안심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스타일의 돈까스를 경험을 했다는 것, 그 이상은 아니다.

그냥 베이직 카츠만 주문했으면, 나쁘지 않다 정도의 평으로 끝났을 것인데, 정식을 선택함으로서 난 25카츠 여의도점을 그리 좋은 쪽으로 기억하지는 못할 것같다. 우선, 새우튀김으로 나온 것이 그리 새우 맛이 나지 않았다. 뭔가 오래 전에 튀겨 놓고 살짝 데펴서 나온 것같다. 일본식 돈까스를 먹으러 올 때에는 갓튀겨서 나온 그 바삭함, 마치 씹기도 전에 바스러질 듯한 그 식감을 원해 찾는 것인데, 튀김에서 그런 느낌을 얻지는 못했다. 그것은 메인인 돈까스를 먹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미니우동도 국물이 미지근하다. 다른 25카츠 지점들이 다 이런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25카츠 여의도점은 나와 궁합이 안맞는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