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의 관계를 조종하는가』 존 휘트필드

달무드님은 읽을 책을 선정할 때 참고하는 블로거 중 한 분이다. 새로운 책 소개글이 올라 오면 메모해 두었다가 제목이 왠지 끌릴 때 읽곤 한다. 이번에는 존 휘트필드John Whitfield의 저서 『무엇이 우리의 관계를 조종하는가』가 끌렸다.

한국어판 제목은 『무엇이 우리의 관계를 조종하는가』이지만 영문판 제목은 『People Will Talk』이다. 한국어판 제목에 대한 이 책의 대답은 바로 평판이다. 이 책의 핵심은 평판이 어떻게 만들어 지고, 어떻게 동작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평판에 대한 첫번째 이야기는 짝짓기이다. 역시 이 작가는 초반에 치고 나가는 법을 알고 있다. 매력적인 사람은 왜 다 짝이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툭 던져주는데, 저자는 질문이 본질적으로 틀렸다고 말한다. 짝이 있어서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증명하기 위하여 거피guppy라는 물고기로 진행한 실험을 예로 든다. 왜 인간의 짝짓기 수준과 물고기의 짝짓기 수준이 같을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결론적으로, 매력은 유전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무명 배우였을 때는 눈에 띄지 않다가 스타가 되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 그런 예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평소에 매우 궁금해 하던 의문점이 언급되기도 했는데, 저작권을 무시하는 컨텐츠 파일업로더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에 따르면, 그들은 온라인 세계에서 명성을 얻고자 하기 보다는 현실 세계의 동료들로부터 위신을 얻기 위해 이러한 짓을 한다. 저작권이 있는 파일을 업로드하는 것은 법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위험한 행동이기 때문에, 자신이 용감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효과가 있다. 저자는 이러한 행동을 어렷을 때 남자들끼리 하는 그런 쓸데없는 용기 대결같은 것으로 해석하는 듯했다. 이에 대한 예로 "거북이 사냥꾼" 이야기를 하는데, 어떤 말을 하고 싶어 하는 지는 알겠지만, 크게 공감되지는 않았다. 가장 용감한 사람이 되면 사회적인 이득을 얻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난 잘 모르겠다.

그 외에도 평판에 대한 많은 예가 제시되기는 하는데, 내가 평소에 평판을 그리 신경쓰지 않아서인 지는 잘 모르겠지만, 크게 공감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특히나, 동물 실험을 예로 드는 경우에는 더욱 납득하기가 힘들다.

예전에 소문에 대한 책을 읽는 기억이 있는데,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