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26

특별시민

특별시민 최근들어 최민식의 연기가 티켓파워로 연결되지 않는 느낌을 받았으나, 곽도원이라는 배우가 주는 어두운 카리스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극장을 찾았다. 그런데, 참, 여러 모로 재미가 없는 영화였다. 다만, 내 취향과 국내 관객들의 취향은 꽤나 괴리감이 있으니, 나의 만족도가 흥행여부와는 딱히 상관관계가 없을 것이다.

서울 시장이 다시 차기 선거에서 승리하려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 최근 국내 관객들의 정치적 관심도가 상당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참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개봉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간과한 점이 하나 있는데, 왠만해서는 현실 정치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2016년에 벌어졌던 국내 정치 이슈보다 더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세상에 어디있겠는가! 그래서, 영화 특별시민은 극적이지 않다. 시대의 흐름을 잘 타겠다는 얕은 수가 오히려 영화 흥행에 독이 될 것 같다.

영화는 그냥 정치판의 치졸함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미 국민들 또는 국내 관객들은 그 생리를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려고 애쓰지만, 관객들은 그저 정치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그럼에도 굳이 흥미로웠던 점을 꼽으라면, 정치판에 진입하는 신입생들의 이야기다. 특별시민에서는 심은경이 연기한 박 경이 그러한 케이스이다. 정치인을 존경한다는 개념을 난 이해하지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기 때문에 난 가끔 왜 정치인에게 존경심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는데, 박 경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존경까지는 아니라도 자신이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정치인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내가 가지는 심정은 '저 인간이 이제 본색을 드러내는 구나!'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박 경이라는 캐릭터는 잘못가고 있으니 충고를 해주어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 그것을 행동에 옮긴다. 여전히 그러한 심리 상태를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정치판에 들어오는 여러 가지 계기 중에 하나를 알게 되었다.

by 이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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