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변동성을 활용한 투자전략 세미나

한국투자증권에서 "금과 변동성"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하여 참석하였다. 세미나 정보를 알아보다가 우연히 발견하였던 세미나인데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아서 상당히 만족스럽다.

요즘 골드에 대한 트레이딩을 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차트에만 몰입하다보니 간과하고 있었던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골드가 안전자산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금과 변동성이라는 세미나의 제목을 보고 "아, 맞다!" 하면서 그 사실이 상기되었다. 제목부터 도움이 되는 세미나라니... ㅋㅋㅋ

한국투자증권건물은 처음 방문하는 것이라 5층 연수실을 찾아 가는데 살짝 어리버리 했으나, 다들 친절하게 안내해 주셔서 무리없이 시작 시각보다 일찍 도착하여 맨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처음인 것을 감안하여 좀 일찍 서두르기도 했고...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이 되었는데, 1부는 변동성 투자에 관한 내용으로 파생상품을 담당하는 한국투자증권의 강송철 연구원이 진행하였다. 세미나 제목에 등장하는 금과 변동성 중에서 변동성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VIX 지수 위주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이미 VIX가 의미하는 바는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 지수의 수치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지는 모른채, 그냥 수치가 높으면 시장에 risk가 커진 상태이고, 수치가 낮으면 안정적인 상태라는 사실 정도만 인지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이번 세미나를 통해서 그 수치가 어떤 의미인 지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서, VIX 지수가 30이라는 뜻은 시장 참여자들의 컨센서스가 현재의 주가지수 변동폭이 30/sqrt(12)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는 뜻이다. 계산하면 약 8.66%가 나온다. 물론, 여기서 주가지수는 S&P 500을 의미한다. S&P 500을 비롯해서 선진국 종합주가지수가 8%이상의 변동폭을 가진다는 것은 상당히 크게 흔들리는 것이다. 즉 VIX가 30까지 올라갔다는 것은 시장 여기저기서 유혈이 낭자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VIX 지수가 10을 하회하기도 하는 등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난 그냥 S&P 500을 비롯하여 선진국을 물론이고 이머징 마켓까지 Equity 쪽이 순항하고 있으니, 당연히 VIX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강연자인 강송철 연구원에 따르면, 이 정도 수준으로 VIX 지수가 내려간 이후에는 큰 폭의 조정이 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1993년말과 2006년말을 언급한다. 나같은 경우는 2009년부터 KOSPI200 선물/옵션 거래를 해왔기 때문에 이렇게 낮은 수준의 변동성을 겪어 보지 못하였기에 그 시절을 그냥 역사로서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의 VIX 전망에 대하여, 강 연구원은 VIX 지수의 상승을 예상했는데, 그럼에도 VIX 매수 포지션을 취하는 것을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VIX 선물지수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ETF 상품의 투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만기의 포지션 변경 때 거의 대부분 스프레드가 콘탱고 상태에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매달 10% 수준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VIX 지수의 상승을 예상하기 때문에 매도포지션도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중에 질문시간에 두 가지 질문을 했는데, 첫번째 질문은 VIX 선물의 스프레드가 대부분 콘탱고 상태인 것은 현재의 추세가 하락세이기 때문인 것인가였다. 이 질문에 대해서 강 연구원은 가끔 변동성이 갑자기 커질 때를 제외하면 콘탱고라고 답변했고, 그 답변으로 인하여 난 VIX 선물 지수의 본질을 이해하게 되었다. 즉, VIX 선물의 스프레드가 거의 대부분 콘탱고인 이유는 VIX 선물이 시간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예를 들자면, KOSPI200 옵션의 차월물이 항상 비싼 이유와 같다고 보면 된다.

두번째로 한 질문은 변동성 확대국면을 대응하는 엔/골드 같은 친숙한 종목이 있는데, 굳이 VIX 트레이딩을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였는데, 강 연구원은 엔/골드의 역상관관계가 60~70%인 반면, S&P 500 지수를 바탕으로 만든 VIX는 Equity Index와의 역상관관계가 100%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답변하였다. 즉, S&P 500에 한정해서는 VIX가 좀 더 정교하게 햇징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정리하자면, VIX에 대해서 Long 포지션을 취하는 것은 S&P 500 Option을 양매수 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며, 반대로 Short 포지션을 취한다면 S&P 500 Option 양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것과 같다. 재미있는 사실은 VIX 자체가 이런 Option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VIX 선물에 대한 Option 상품이 있다는 것이다. Option에 대한 Option이라니 참 흥미롭다.

실제로 거래를 할 수 있는 지 확인을 위해서 내가 해외선물을 거래하곤 하는 교보증권과 이베스트 증권의 MTS를 열어 보았더니 교보증권에는 VIX 선물이 없었고, 이베스트 증권에는 있었다. 다만, 교보증권에서 VIX 선물을 MTS에서만 막아 놓고 HTS에서는 열어 놓았는 지는 확인해 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베스트증권의 MTS에서 확인해보면 증거금이 6k가 넘는 수준이라 다소 부담스럽다. 대체적으로 이베스트증권이 증거금을 좀 높게 설정하는 경향이 있긴 한데, 이 VIX가 S&P 500에서 파생된 것인지 미니 S&P 500에서 파생된 것인 지는 잘 모르겠다. 조금 더 알아봐야 할 것 같다.

2부에서는 골드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역시 한국투자증권의 서태종 연구원이 강연을 하였는데, 2017년 금가격의 레인지는 1,100에서 1,300 정도로 예상한다고 한다. 여러 가지 리스크들이 사라진 상태라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될 가능성이 커서 금은 소외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언급하였다. 나 또한 동의하는 바이지만, 이런 현상이 2017년 내내 계속될 지는 좀 의문이었다.

금의 가격을 결정하는 몇 가지 요인들을 나열해 주었는데, 인플레이션, 실질금리, 달러, ETF들의 금 수요, 불확실성 정도가 언급되었다. 그 중에서도 ETF들의 금수요를 가장 중요하게 다루었는데, 실질적인 금 수요가 2012년부터 계속 감소추세임에도 2016년에 금가격이 상승했던 것은 바로 ETF의 금수요때문이라고 한다.

다소 아쉬웠던 점은 금을 투자하는 방법을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로 나눠 설명을 하면서 간접투자 방법으로 금선물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번 세미나가 해외선물 트레이딩을 하는 고객보다는 해외주식이나 국내주식 계좌 보유 고객 위주로 이뤄졌으며 ETF에 대한 홍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나의 추측이 맞다면, 아마도 고의적으로 배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금 선물을 제외한 여러 가지 간접 투자 방법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세금 문제는 상당히 꼼곰히 설명을 해주는 모습이었다.

요즘 트레이딩을 하고 있는 금에 대한 지식을 확대하고자 참석한 자리였는데, 오히려 VIX라는 종목에 대한 식견을 넓히게 된 세미나였다. 확실히, 난 전문가들의 강연보다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강연에서 식견을 넓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여러 번 세미나를 들으러 돌아다녀 보니, 나에게 맞는 세미나가 대충 어떤 것인지 알게 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