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가 벌써 다섯번째에 이르렀다. 지난 2011년에 네번째 이야기 이후로 이제 끝난 줄 알았는데 의외로 6년만에 돌아왔다. 이렇게 되면 조니 뎁Johnny Depp 은퇴할 때까지 계속 가는 건가? 이 시리즈가 계속 흥행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겠지만...

지난 네번째 이야기에서 하차했던 올란도 블룸Orlando Bloom과 키이라 나이틀리Keira Knightley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워 했건만, 그저 카메오 수준의 출연에 그쳤다. 대신, 예상치 못하게 카야 스코델라리오Kaya Scodelario가 주연급으로 캐스팅 되어 활약한다. 의외로 잘 어울린다.

처음 시작부터 그러했지만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전형적인 오락영화로써 손색이 없다. 조니 댑이 연기하는 능청스럽고 흐물흐물한 캡틴 잭 스패로우는 꽤나 매력적인 캐릭터다. 어른들이든 아이들이든 이 캐릭터에 거부감을 갖는 관객들은 별로 없다. 다만, 문제는 관객들이 이 캐릭터에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바다에서 이뤄지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니 소재가 무궁무진하기는 한데, 그 소재들의 차별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다르게 만들어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실제로 이번에는 살라자르라는 스페인 함대의 선장을 등장시켰으나, 기존에 등장했던 다른 악역(?)들에게서 느껴지는 이미지와 딱히 다를 바가 없다. 과연 더 끌고 나갈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이미 다섯번째 시리즈까지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이긴 하지만...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