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티보이드 사진전 @S-FACTORY

패티보이드 사진전을 방문하였다. 특별한 배경지식 없이 비틀즈와 관련된 사진전이라는 정도만을 알고 방문했는데, 패티 보이드Pattie Boyd와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 그리고 에릭 클랩튼Eric Clapton이 얽힌 치정(?)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도슨트와 오디오가이드에 따르면, 그들의 관계는 이러했다.

비틀즈가 라이징스타였던 시절에 조지 해리슨과 패티보이드가 만나기 시작했지만, 결혼 후 조지가 자신에게 덤덤해지는 걸 불안하게 여긴 패티는 에릭 클랩튼에게 접근하여 질투 유발 전략을 사용, 이 과정에서 에릭이 패티에게 흠뻑 빠져서 조지와 패티는 헤어지고, 패티는 에릭과 연인관계가 되며 결국 결혼하게 된다고 한다. 에릭과 절친이었던 조지 해리슨은 그냥 쿨하게 보내 줬다고... 대인배일세. 그런데, 에릭은 워낙에 국제적 바람꾼이라 전세계 각지에 애인을 두는 둥 방탕한 생활을 했고, 결국 패티가 견디지 못하고 이혼. 이번 전시회의 제목은 Rockin' Love의 라임이 더욱 도드라지게 느껴진다.

이번 사진전에 전시된 사진들의 퀄리티가 엄청난 것은 아니지만, 조지 해리슨과 에릭 클랩튼이라는 피사체가 워낙에 압도적이고, 본인도 꽤 유명한 관계로 볼만한 사진은 많다. 무대에 서 있는 조지와 에릭이 아닌, 여자 친구가 자연스럽게 편안한 상태의 조지와 에릭을 찍은 사진들이라 색다른 재미가 있다.

사진 속의 패티 보이드의 이미지는 뭔가 장난꾸러기 같은 천진난만함이 담겨 있다. 과연 실제로는 어떤 매력이 있었는지 참 궁금한 것이,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락스타들이니 수많은 여자들의 구애를 받았을 텐데, 그 중에서 패티 보이드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 그것도 한 명이 아니라 두 명, 친구의 여자들 뺏앗아 오면서까지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그 마력이라니...

전시회장 전반에 비틀즈의 노래가 흘러 나오고, 헤드폰을 끼고 비틀즈와 에릭 클랩튼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난 비틀즈나 에릭 클랩튼의 열렬한 팬이 아니지만, 그들의 팬이라면 정말 감동적인 전시회가 되었을 것같다. 굳이 그들이 팬이 아니더라도, 흘러간 락음악을 통해서 과거의 추억이 새록새록 돋는 맛이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박스오피스에서 표건내주던 여자애가 참 예쁘더라. 잠시 혼미하여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나를 보고 전시장 입구는 저쪽이라며 알려 주었다. 바보같이...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