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

심상치 않은 예고편 때문에 나름 기대했던 영화인데, 그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수천년 전에 송장이 된 미라가 되살아나서 인간들을 괴롭힌다는 소재는 이미 자주 영화화 되었고, 이는 관객에게 익숙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진부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아마도 나에게는 진부함으로 다가온 것같다. 이러한 사실이 "미라"를 "미이라"로 이름짓는다고 달라지지는 않는다.

소재의 진부함과는 달리 CG는 꽤 뛰어난 편이다. 다만, 요즘 CG가 안좋은 영화를 찾기 힘들 정도로 화려한 그래픽 기술을 기본으로 갖추고 나오는 헐리우드 영화들이 다수인지라 CG만으로 관객의 시선을 잡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럼에도 주연 배우들의 열연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나 50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며 사막에서의 거친 액션을 소화하는 톰 크루즈Tom Cruise는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예전 킹스맨에서 짧은 시간이나마 인상적인 악역을 맡았던 소피아 부텔라Sofia Boutella가 산채로 미라가 되었다가 살아난 아마네트를 연기하는데, 제대로된 악역을 보여준다. 두려움과 매력이 공존하는 캐릭터를 정말 잘 소화한 것같다. 이러한 역할이 그녀의 이미지와 정말 잘 맞아 떨어져서 인지 킹스맨 때보다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물론, 국내에서 인기있을 스타일은 아니지만...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