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급수 시대가 온다』 살림 이스마일, 마이클 말론, 유리 반 헤이스트

『기하급수 시대가 온다』는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그것도 엄청난 수준의 유를 창출하는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체적으로 실리콘 벨리의 IT기업을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실리콘 벨리가 아닌 곳에서 태어난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 또한 간과하지 않고 있다. 원제는 『Exponential Organization』이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 기업 중 가장 먼저 소개된 곳은 웨이즈Waze라는 이스라엘 기업이다. 웨이즈라는 기업에 대해서 이해하려면 우선 나브텍Navteq이라는 기업을 먼저 알아야 한다. 나브텍은 교통 정보를 제공하는 교통망 센서를 유럽을 중심으로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업체였고, 이런 독점적인 시장 점유율을 높게 평가한 휴대폰 업계의 거물이었던 노키아가 나브텍을 81억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인수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웨이즈라는 조그만 기업이 나타난 것이다. 웨이즈는 하드웨어 구축 비용이 드는 도로망 센서를 대신하여 이용자들의 모바일 폰에 탑재된 GPS기능을 이용하여 도로망 정보를 일종의 크라우드 소싱으로 해결해 버린 것이다. 설립 후 4년이 지난 후 웨이즈는 나브텍보다 10배나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게 되었다. 웨이즈는 구글에게 11억달러에 인수된다.

이 외에도 많은 기업들의 사례가 나오지만, 웨이즈의 예가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는 일을 제거하는 것이 기하급수적 성장을 할 수 있는 스타트업 기업을 만드는 핵심적인 요소라는 측면에서 훌륭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대기업이 느린 내부 절차적인 요소를 피하기 위해서 신생 기업을 설립하는 경우에 실패하는 사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는데, 너무 많은 지원이 신규 사업으로 몰리고 있다고 느끼게 되면 모기업 또는 모기업의 직원들의 견제가 들어 온다는 이야기는 살짝 소름이 끼쳤다. 즉, 초반부터 스타트업으로 자회사를 설립할 시에 지나치게 지원을 해주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가 될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이 외에도 성공한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은 대체적으로 30대 중반이라는 이야기 또한 흥미로웠다. 20대에 창업하는 반짝반짝한 사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한다.

스타트업에서 일하거나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한번쯤 권하고픈 책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