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삼십육계 제6권 『성동격서』 주명

소설 삼십육계가 총 36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난 2015년 8월부터 시작하여 평균 1년에 두 권 정도의 페이스를 나타내고 있다. 이 페이스로 가다가는 다 읽는데 18년이 걸릴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고, 이 스피드로는 아니되겠다라고 생각하여 앞으로는 적어도 분기마다 한 권씩은 읽기로 하고, 뭔가 폭발적으로 페이스를 올리는 계기가 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계기가 안생기면 9년인데...

이번에 읽은 『성동격서』는 한나라가 여진족 등 북쪽 오랑캐 나라들을 관리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잘 관리하다가 좀 놔두었더니 서역이 사실상 북흉노에게 점령당한 꼴이 되서, 다시 한나라의 관할로 두기 위해 반초 등의 한나라 장군들이 활약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성동격서를 그대로 해석하면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을 친다라는 뜻으로, 적의 시선을 한쪽에 끌어 두고, 실제 공격은 다른 곳에서 행하여 공격의 효과를 높인다는 뜻이다. 여섯 가지 승전계 중에서는 가장 유명한 책략이기도 하다.

이런 전술은 스포츠에서도 자주 등장하곤 하는데, 세계적인 축구클럽인 FC바르셀로나의 공격 루트 중에 하나가 이러한 패턴을 따르고 있다. 메시가 팀 동료들과 상대팀의 왼쪽에서 수비진을 끌어 모으며 볼을 돌리다가 오른쪽에 허점이 노출되면 오른족을 파고드는 네이마르에게 길게 패스하여 네이마르가 결정을 짓거나 그 주변의 동료에게 패스하여 골을 넣는 방식이다. 알고도 당하는 매우 무서운 전술이다. 메시를 안막을 수는 없지 않은가!

가장 이해하기도 쉬운 책략 중 하나이지만, 소설 삼십육계에서 성동격서를 활용한 예로 든 한나라와 북흉노의 이야기는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꽤나 장기적인 플랜을 염두해 두는 것이라 박진감이 좀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이번 성동격서를 읽음으로서, 삼십육계의 승전계 여섯가지를 모두 알게 되었다. 실생활에 활용할 일은 딱히 없겠지만, 뭔가 흐뭇하다. 다음 7권 부터는 적전계로 분류한 책략들이 나온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