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짜 @에머이 성수점

성수역 근처에 맛집을 찾다가 에머이 성수점을 발견하였고, 우연히 분짜라는 메뉴가 요즘 갑자기 유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베트남 음식하면 떠오르는 것이 쌀국수였는데, 분짜라는 메뉴는 그 쌀국수를 고기와 채소들과 함께 새콤달콤하고 시원한 국물에 적셔셔 먹는 음식이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냉모밀을 시원한 간장 베이스의 국물에 담궈 먹는 일본식 판모밀을 연상하면 된다.

쌀국수의 식감이 평소에 먹었던 국물 요리인 쌀국수와는 좀 느낌이 다르다. 마치 컵라면에서 빨리 익게 만든 얇은 면을 연상시킨다. 식감이 훨씬 좋다. 이것이 분짜를 위해서 만든 독특한 쌀국수인지, 아니면 에머이에서만 사용하는 쌀국수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참 마음에 드는 식감이다.

분짜에 사용되는 돼지고기는 일반적으로 삼겹살 부위를 사용한다고 들었는데, 에머이에서 분짜에 사용한 돼지고기는 아마도 앞다리살 쪽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고기만 먹으면 좀 뻑뻑하다. 앞다리살이 맞다는 가정 하에, 국내에서 비싼 부위인 삼겹살 보다는 저렴한 부위를 사용하여 원가를 절감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돼지고기 외에 전병도 접시에 담겨 있는데, 난 전병을 꽤 좋아하기에 이 전병은 국물에 담구지 않고 그냥 따로 맛나게 먹어 치웠다.

쌀국수를 새콤달콤하고 시원한 국물에 담궈 먹으니, 묘한 조화가 이뤄진다. 특히, 돼지고기와 채소, 쌀국수가 어떻게 이런 묘한 조화를 이루는 지 참 신기할 따름이다. 아마도 그 조화를 만들어 주는 것은 이 새콤달콤한 국물이 아닐까 싶다. 참 매력있는 음식이다.

이제, 베트남 쌀국수집에 가면 쌀국수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분짜도 종종 선택해야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