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드 블라맹크 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인상파와는 달리 야수파 화가하면 떠오르는 것은 앙리 마티스밖에 없었는데, 또 한 명의 야수파 화가를 알게 되었다. 바로,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인 모리스 드 블라맹크Maurice de Vlaminck이다. 하지만, 야수파를 논할 때 블라맹크보다 마티스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블라맹크가 야수파에 속하는 그림만 그린 것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오디오가이드에 따르면, 야수파에 속한 시기는 있었지만, 초반에는 오히려 빈센트 반 고흐의 영향을 받기도 하였고, 나중에는 세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실제로 그의 그림을 감상해보면 세잔을 연상케 하는 요소들이 보이긴 한다. 하지만, 걍렬한 붓터치는 정말 야수파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세잔의 구성을 야수파의 붓터치로 채웠다고 하면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대체적으로 그림들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난 일반적으로 인물화를 가장 선호하고 그 다음이 풍경화이며, 정물화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블라맹크의 정물화는 좀 다르게 느껴졌다. 일반적인 정물화의 구도를 따르고 있음에도 강렬한 붓터치로 그려 넣은 장미꽃은 확실히 인상에 남는다. 다만, 후반부로 가면 눈덮인 시골마을만 줄창 전시되어 있어서 흥미를 잃을 수 밖에 없다. 좋은 그림도 한두번이어야 말이지!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