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시살 스테이크 @철판목장 피맛골

좀 웃기는 얘기지만, 스테이크를 먹으러 간다는 것은 뭔가 격식을 갖춰야 하고, 비용도 많이 들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스테이크라는 것은 고기를 두껍게 썰었을 뿐이고, 그냥 고깃집에 가는 것은 고기를 얇게 썰은 것일 뿐인데... 그런데, 요즘은 이런 통념을 깨는 스테이크집들이 등장하고 있다. 바로 철판 스테이크라고 불리우는 곳들이다. 이번에 방문하게된 철판목장도 그런 스테이크집들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

내가 선택한 것은 토시살 스테이크인데, 먹어보니 식감이 조금 독특하다. 평소에 구워먹을 땐 안창살, 스테이크로 먹을 땐 안심부위를 좋아하는 편인데, 토시살 스테이크는 그 중간정도라고나 할까? 얇게 썬 토시살은 종종 먹어봤지만 이렇게 스테이크로 먹어본 것은 처음이라 식감이 새롭게 느껴진다. 마음에 드는 새로움이다. 다만, 정통 스테이크집같이 굽기의 정도를 요구하거나 하는 옵션은 없고, 주방장 마음대로 구워나온 스테이크와 구색갖추기 위해 널부러져 있는 몇 가지 채소가 전부다.

그럼에도 비교적 가격도 저렴하고 분식집같이 갑자기 혼자 들어 가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는 컨셉은 마음에 든다. 스테이크계의 김가네 같은 느낌이랄까... 앞으로 경쟁이 심화되어 질낮은 고기들이 서빙될 가능성도 있겠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종종 들러 담백질을 보충할 예정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