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Valerian and the City of a Thousand Planets에 대한 예고편은 오래전에 본 상태였지만, 딱히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런데, 감독이 뤽 베송Luc Besson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기대감이 증폭되어 극장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서 드는 생각은 뤽 베송이 제5원소를 제작한 이후에 다른 괜찮은 SF 영화를 만든 적이 있나 생각해보는 것이었다. 없다.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는 꽤나 먼 미래, 지구인들을 중심으로(?) 여러 외계인들이 인공적인 행성을 만들어서 거기서 생활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천 개 생성의 도시이다. 이 인공적인 행성의 군사력을 왜 지구인이 독점하고 있는 지는 의문스럽지만, 설정은 그렇게 되어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종족(?)은 아마도 펄족일 것이다. 남녀 할 것 없이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고 피부에서 광채가 난다. 마치 아바타의 나비족처럼 눈과 눈사이가 멀어서 다소 순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좀 이질적이긴 하지만, 아바타의 나비족에게 익숙해진 이후에는 이렇게 생긴 지구인을 볼 때에도 오히려 매력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에 이들이 밉지 않았다.

펄족을 감상하는 것 이외에는 딱히 재미있는 씬이 없다. 남녀 주인공으로 나온 두 지구인의 활약과 콩냥콩냥질은 고리타분하고, 특히나 리아나Rihanna가 등장하는 씬은 도대체 왜 집어 넣었는 지 이해가 안되는 수준이다.

SF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 중 한 사람으로서, 제5원소의 75%정도로 재밌다 정도의 평을 하고 싶다. 사실, 펄족 때문에 좀 후하게 준 것이다. SF 장르를 별로 안좋아하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여러 모로 많이 지루한 영화가 될 것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