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원화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여기저기서 무민이라는 캐릭터가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제대로 알지는 못하는 상태에서 무민원화전이라는 전시회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미리 표를 사놓고 있다가 전시회가 시작된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관람을 하게 되었다. 전시회 입구에서 커다란 무민이가 관람객들을 반겨주고 있었다.

전시회를 보면서 처음 놀랐던 것은 이 녀석이 하마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트롤이라는 환타지 세계에서 나오는 생명체였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디오가이드에 따르면 무민의 작가인 토베 얀손Tove Jansson이 반지의 제왕 삽화를 그려주기도 했다고 한다.

두번째 놀랐던 사실은 이 녀석이 탄생한 지가 50년도 넘었다는 것. 난 최근에 탄생한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탄생한 것이 1930년대였다고 한다. 물론, 처음 태어나서는 그리 유명하지 않았지만, 점차 사람들이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오래된 캐릭터가 국내에서는 이제서야 유행을 타게 된 것인지 좀 의아하다. 북유럽 인테리어 열풍이 불더니 이제는 북유럽 캐릭터들이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것일까라는 뜬금없고 근거없는 추측을 해본다.

전시회장은 다채롭게 잘 꾸며놓은 편이다. 무민이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탄생했으며, 책으로 출간되어 있는 내용들을 부스별로 잘 분리해서 소개하고 있었다. 또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일부 에피소드들을 상영해 주었는데, 유아용임에도 지루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무민이라는 캐릭터를 좀 더 알게 되었다는 소득이 있지만, 무민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사전정보나 애정이 없어서인지 그리 흥미로운 전시회는 아니었다. 아니면, 30대 후반 아저씨에게는 이런 캐릭터 전시회를 즐거워할 만한 동심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일 수도...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