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우체국

평소에 택배는 자주 받지만 편지를 보낼 일은 거의 없기에, 이제 우체국은 국영 택배회사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우편을 보낼 일이 생겼다. 증권사에 API 사용신청을 했는데, 서류를 Fax도 안되고 꼭 우편으로 보내달라는 것이다. 이 번거로운 절차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다가, 회사가 위치한 서울숲 코오롱디지털타워 로비에 무인우체국이라는 것이 설치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는 이용해 보기로 하였다.

우선, 집에서 오래된 편지봉투를 하나 찾아 내어 A4 용지 만한 서류와 신분증 사본을 넣고 풀칠을 한 다음 무인우체국 기기 앞에서 안내에 따라 이 편지봉투를 택배도 들어갈 만한 공간 안에 넣었다. 규격봉투의 경우 해당 위치에 넣으라고 안내가 나온다. 그러면 규격봉투인지 아닌지 기계가 판단을 하여 규격봉투로 인정을 받으면 규격봉투에 해당하는 금액을 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330원이라고 한다. 요즘 우표값이 330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규격봉투가 아니면 좀 더 비싼 요금이 청구된다고 한다.

결제가 끝나면 우표가 나올 것인지 하고 기다렸는데, 우표는 아니고, 바코드 같은 것이 인쇄되어 있는 우표만한 스티커가 발부되어 나온다. 그 스티커를 붙이려는 편지봉투에 붙여서 다시 아까 넣었던 공간에 넣어 두면 아까 넣었던 봉투와 같은 것인인지를 다시 기계가 판단한 다음, 같은 것인 경우 절차가 끝나게 된다. 이 때에는 그냥 그 공간 가운데에 위치시키면 된다.

16시에 수거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15분정도 남기고 로비로 내려왔는데, 생각보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우편을 보낼 수 있었다. 우체국 직원보다는 시간이 좀 더 걸렸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우체국 직원 한 명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같다. 기계가 빠르게 인간을 대체하고 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