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그레이티초콜릿 @스타벅스 성수역점

스타벅스에서 가을맞이 신메뉴가 출시되었다고 했는데, 프라푸치노 커스텀 놀이에 빠져서 잊고 있다가 뒤늦게 주문하여 맛을 보았다. 이름이 얼그레이티 초콜릿이라고 한다.

평소에 얼그레이티를 좋아하여 스리랑카에서 직구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도 집에서 종종 즐기곤 하는 편이다. 물론, 초콜렛도 좋아한다. 따라서, 이 메뉴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맛을 보았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콤비네이션이다. 분명 홍차의 맛이 나긴 하는데, 밑에 가라앚은 초콜렛 때문에 초코우유맛이 난다. 음료를 건네 줄 때 스타벅스 직원으로 부터 잘 저어서 마셔야 한다는 안내를 받긴 했지만, 아무리 잘 저어도 초콜렛이 금새 가라앉아 버리니, 윗쪽을 마실 때와 아랫쪽을 마실 때의 맛이 다르다. 그래서, 윗쪽을 마실 때는 감귤초콜렛을 먹는 느낌이 들고 아랫쪽을 마실 때는 초코우유 맛이 난다. 생각해보면 홍차에도 우유가 들어가니 그런 맛이 느껴지는 것이 이상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다름이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는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다.

마시다 보니 뭔가 계피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난 계피향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기분 나쁘지 않은 계피향이다. 게다가, 초콜렛 향 때문인지 오히려 얼그레이티의 베르가못향이 잘 느껴지지는 않는다. 얼그레이티를 마실 때는 향은 시트러스 계열의 향이 나지만, 맛에서는 그냥 쌉쌀한 맛이 나는 것이 정상인데, 이 얼그레이티초콜릿이라는 메뉴는 반대로 맛은 시트러스 계열의 맛이 나지만, 향이 안난다.

참으로 오묘한 맛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