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커피 @논탄토

가로수길을 잘 아는 Young 형님의 지인이 터키식 커피를 하는 카페를 알려 주셨는데, 이름이 논탄토Nontanto이다. 간판도 없이 영업을 하고 있어 인터넷에서 본 사진을 보고서야 제대로 찾아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대문 앞에 커다란 모래접시(?)를 두고 있어서 근처에 도달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처음에는 샌드커피라고 해서 뭔가 드립을 할 때 모래에 걸러서 만드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만드는 과정을 보니 딱히 모래가 하는 역할은 없는 것같다. 그냥 뜨거운 모래에서 원두를 가열해 주는 역할인 듯한데, 어떤 용도인 지는 잘 모르겠다.

논탄토에서 파는 커피는 크게 체즈베Cezve 오리지널과 브루잉으로 나누고 또 몇 가지 원두를 고르는 방식이다. 우선 체즈베 오리지널은 정말 터키식으로 갈아 놓은 원두가루까지 모두 커피에 넣어서 진하게 마시는 방식이고, 브루윙은 이러한 터키식 커피를 부담스러워 하는 소님을 위해서 일반적인 드립커피 방식으로 연하게 만든 커피라고 한다. 난 이왕 온 김에 터키식으로 마셔보고자, 오리지널 방식에 이디오피아 원두를 선택했다. 사실, 난 산미가 강한 커피를 잘 못마시지만 이디오피아는 다른 과일향도 많이 나기 때문에 산미를 좀 상쇄시켜주기도 한다.

조그마한 잔에 서빙이 되어 나왔다. 정말 진하다. 그런데 맛은 뭔가 영비천 맛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한약을 마시는 느낌이다. Davina도 비슷한 표현을 했다. 그런데, 조금 마시다 보니 커피 가루가 밑에 깔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거 마실 때 가루도 같이 좀 마셨는데 괜찮을 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가루까지 같이 마셔야 하는 줄 알고 막 흔들어서 같이 마셨다. 그런데, 나중에는 마치 뻘 모래가 잔에 들어 있는 듯이 가루만 남겨져 있다. 이 양을 감안해보면 실제로 마실 수 있는 커피의 양은 에스프레소 수준인 듯하다. 진한 이유가 있었다. Davina는 결국 이 유리잔에 물을 받아 와서 이 커피를 조금씩 조금씩 따라 아메리카노 같이 마셨다. 그러니 마실만 하다고 한다.

커피는 우리를 당황시켰지만, 꽤나 다채로운 이야기가 오고갔다. 멤버가 좀 바뀌어서 어색할 줄 알았는데, Ellie의 속사포같은 수다 스킬 때문인지 꽤나 다이나믹한 시간이 되었다. "소모임"이라는 앱을 적극 추천하던데, 다시 한 번 깔아 봐야 겠다. 요즘 꿈틀 스터디에서 만족을 못하고 있는데, 다양한 스터디 그룹이 있다고 한다. 기존 마이존 멤버들도 많이들 옮겨 갔다고...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