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설록, 벚꽃향 가득한 올레

경품으로 받은 오설록의 차 시리즈에 대한 리뷰를 하기로 결심을 하고 하나하나 글을 남기고 있긴 한데, 괜히 시작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네 가지 맛으로 되어 있는 오설록 차세트의 맛과 향이 대체적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향은 인위적인 화장품 향이 나고, 맛은 일반적인 차에 살짝 달착지근함이 가미된 느낌을 벗어나지 않는다. 향에서 약간의 다양함이 느껴지긴 하지만, 과연 구별해서 글을 쓸 정도의 차이인가하는 의문이 남는다. 하지만, 차라는 것이 원래 이러한 미세한 차이로 호불호가 갈리는 꽤나 난해한 취미이니...

이번에 맛본 "벚꽃향 가득한 올레"는 벚꽃을 모티브로 한 차인데, 생각해보면 난 벚꽃에서 어떤 향기가 나는지 기억이 안난다. 물론, 화려하게 꽃잎을 휘날리는 벚꽃축제가 즐겁긴 하지만, 그 벚꽃에서 특별한 향기가 났던가? 그래서, 차이름에서 오는 벚꽃향이라는 말이 꽤나 낯설다.

실제로 맡은 이 차의 향은 어렷을 적 즐기 먹었던 딸기맛 쭈쭈바의 향에 더 가깝다. 즉, 벚꽃향보다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딸기향에 더 가까운 느낌이다. 물론 그 쭈쭈바 보다는 조금 더 우아한 향이 나긴 하지만, 여기다 설탕과 우유를 타면 딸기 우유 맛이 날 것같다.

반면 맛은 의외로 다른 오설록 차세트들보다 단맛이 덜해서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정말 전통차를 마시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향마저 조금 지나니 거의 사라져 버려서 일부러 집중하고 향을 느끼려 들지 않으면 향이 나지 않기 때문에 편안하게 차를 즐길 수 있었다. 차를 마시면서 향이 안나서 좋다니, 참 안타까운 차가 아닐 수 없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