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스톰

재난영화들은 화려한 액션을 앞세워 어느정도의 흥행은 하지만 스토리의 결핍으로 인하여 호평을 받는 경우가 별로 없다. 아마도 지오스톰 또한 그런 평을 받을 것같다. 하지만, 화려한 파괴의 미학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영화임에 틀림없다. 글로벌하게 제대로 부순다.

지오스톰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을 하며, 인간이 마침내 기상조건을 컨트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상황으로 설정되어 있다. 꽤나 기발한 소재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의 천재 과학자가 만든 이 시스템이 미국 정부에 의해서 관리되다가 UN의 산하기구로 권한을 양도해야 하는 상황이 바로 문제의 발단이다.

사실 설정부터가 문제를 일으키기 충분하다. 기상 조건을 컨트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면, 그 시스템은 인류를 위하여 사용될 수도 있지만, 인류를 파멸시킬 수도 있다. 중동의 사막지역에서 갑작스레 국지적으로 혹한기가 찾아 오기도 하고, 갑자기 지층을 달구워서 도시의 가스관을 폭발시킬 수도 있다. 천재지면이 인재로 인하여 일어나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화려한 액션을 장점으로 하지만 특출나다고 보기는 좀 어렵다. 이미 도시 규모의 참사를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씬은 예전 영화들에서 많이 다루어져 왔기에 그리 큰 감동을 주기는 어렵다. 다만, 그러한 재앙이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일어난다는 상황이니, 다채로운 재난장면을 영화 한 편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일 것이다.

반면, 단점은 도드라진다. 위에서 언급한 그 스토리의 결핍이 문제다. 나름대로 열심히 스토리를 만들고 캐릭터들의 행동에 대한 명분을 만들어 놓지만, 꽤나 구차하다. 형제간의 브로맨스 정도가 전부라고나 할까...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