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 리그

마블코믹스에 비교해서, DC코믹스의 영화화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배트맨 vs 수퍼맨으로 시작한 저스티스 리그는 쓸데없이 무게를 잡는다는 평이 많았고, 그나마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비교적 호평을 받으며 성공한 듯 싶지만, 그 다음 개봉했던 원더우먼은 꽤나 많은 논란거리를 양산하며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저스티스 리그가 개봉한다고 했을 때, 그리 큰 기대를 하지는 않고 극장을 찾았다. 그저 여러 히어로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모습을 보는 것으로도 만족스럽기에...

결론적으로, 저스티스 리그는 그리 재미없지는 않다. 그동안 지적되었던 "쓸데없이 무게잡는" 씬들이 많이 줄었고, 그 자리를 유머 코드들이 차지하였다. 그래서, 좀 더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오락영화가 되어 있었다. 그 이유에는 아쿠아맨이나 플래쉬와 같이 좀 더 유머러스한 캐릭터들이 추가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심지어 가장 무게잡았던 배트맨 조차 초능력이 무엇이냐는 플래쉬의 질문에 "I'm rich."라는 드립을 칠 정도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DC코믹스의 히어로들간에 능력치가 워낙에 차이가 나는 관계로 뭔가 죽은 수퍼맨 살려내기 프로젝트를 보는 듯한 인상이었다. 수퍼맨 혼자 저스티스 리그에 참여한 모든 히어로를 상대할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고담에서 잡범들이나 잡았던 배트맨은 꽤나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히려 그래서 인간미가 느껴진다.

과연 다음 저스티스 리그 시리즈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 지 궁금하다. 수퍼맨 원맨쇼는 재미가 없으니, 뭔가 수퍼맨의 활약을 제약하고, 그 빈틈을 다른 히어로들이 메워 나가는 시나리오를 잘 만들어야 할텐데...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