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관찰 노트』

GitHub에 꼬젯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리는 분이 계신데, 꽤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오다가 요즘은 잘나가는 데이터 과학자가 되어 개발자들 사이에서 꽤나 유명한 분이기도 하다. 이 분이 금년 7월부터 9월까지 읽은 책의 목록과 짧막한 평을 올린 포스팅을 하였길래 즐겨찾기에 저장해 놓았다가, 그 목록 중에서 『과학자의 관찰 노트』라는 책을 골라 읽어 보았다. 참고로 해당 포스팅의 주소는 아래와 같다:
https://cojette.github.io/bookreview2017-3/

보통은 독후감을 쓸 때 책 제목 옆에 저자를 써놓곤 하는데, 이 책은 저자가 워낙 여러 명이고, 그 여러 명의 저자가 쓴 내용을 묶은 이가 바로 개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학자인 에드워드 윌슨Edward Wilson이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일단 제목만 적어 두었다.

책 제목에서 연상되는 바와 같이, 여러 과학자들이 실험 등을 하면서 적어 놓은 노트를 묶어서 책으로 만든 것이다. 다른 노트들도 그러하지만, 역시 이 책도 각 노트들이 저자만의 방식으로 정리를 해놓은 것이라 체계적으로 뭔가 지식을 얻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에서 깨달을 수 있는 것은 노트 정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노트를 정리해야 효과적인 지 같은 노하우일 것이다.

나같은 경우 예전에는 자그마한 다이어리를 가지고 다니며 메모를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스마트폰이 보편화 되면서 이제는 그 메모를 스마트폰에 하곤 한다. 그것이 나중에 수정할 때도 좋고, 자동으로 백업도 되며 이 밖에도 여러모로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들은 아날로그 방식을 꽤나 선호하는 듯하다. 물론, 스마트폰의 시대 이전에 이미 아날로그 적인 메모 방식에 익숙해져 버린 탓일 수도 있겠지만, 탐사 등을 하다보면 꼭 문명의 혜택을 받는 곳에서만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라 아날로그 메모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철저한 저자들도 종종 통째로 다이어리를 분실한다던지 하는 등의 실수를 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일반인들의 메모가 분실되는 것은 약간의 불편함 정도에서 그치겠지만, 이렇게 엄청난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의 메모가 사라지는 것은 꽤나 많은 이해당사자들의 손실이기도 하니 참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메모를 잘 하는 과학자들 위주로 저자로 초빙되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은 그림도 참 잘 그린다. 메모할 때 항상 그림을 그리라고 충고하는 저자도 있다. 누군 그림을 일부러 안그리는 줄 아나...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