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포고기만두 @창포

창포라고도 하고 창포손만두라고도 하는 듯하다. 출퇴근길, 뭔가 만두전문점의 분위기가 풍기는 식당을 매번 지나치다가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마침내 창포를 방문했다. 엑스테리어로 보나 인테리어로 보나 가격이 저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막상 한접시에 9,500원이라는 메뉴판의 가격을 보면서 움찔했다. 이 동네 밥값이 비싼 건 이미 여러 번 겪어 그러려니 하는데, 만두에 이런 가격을 붙여 놓은 것은 또 처음이다.

창포고기만두를 주문해 보았다. 세상에 만두 싫어하는 사람 찾는 것이 그리 쉽지 않고, 당연히 나도 만두를 좋아하지만, 난 김치만두도 안좋아하고 군만두는 그저 그렇고, 딱 고기만두만 좋아한다. 그것도 찜만두만! 그래서, 딱히 선택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곧 여섯개의 실한 만두가 담겨져 있는 길다란 접시가 서빙되었다. 누군가가 인터넷에 쓴 글인 듯한데, 만두는 그냥 맛있는 만두와 아주 맛있는 만두로 나뉠 수 있고, 만두가 맛이 없다면 그것은 만두가 아니라고 한다. 창포고기만두는 그냥 맛있는 만두와 아주 맛있는 만두의 중간 어디쯤에 위치한 것 같다. 뭔가 만두를 맛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그리 박한 평가는 아니다.

양 또한 적지 않다. 다 먹고 나니 엄청 배부르다. 그냥 다섯 개 정도만 주고 8,000원만 받으면 안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난 창포를 일주일이나 보름에 한번씩 들르는 "점심식당 리스트"에 넣으려고 했으나, 이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그러기는 힘들 것같다. 난 여전히 만두는 서민의 넉넉치 않은 주머니를 보듬어줄 서민음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러한 가격을 받아 들이기가 힘들다. 주변에 다른 저렴한 만두집을 찾아볼 예정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