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그룹 스터디_중급영어 첫번째 참가

비교적 정기적으로 참가를 했던 KJ님의 스터디가 사실상 문을 닫은 상황에서 꽤나 오랫동안 영어 회회 및 토론을 쉬었더니 영어실력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껴 뒤늦게 새로운 스터디를 찾게 되었다. 여러 지인들로부터 추천을 받은 소모임이라는 어플을 설치한 후, 시간이나 레벨 등을 고려해서 마침내 참석하기로 한 스터디는 "Hi 그룹 스터디_중급영어"라는 곳이었다. 이것이 공식적인 스터디 이름인 지는 잘 모르겠지만, 소모임에 표기가 되는 것은 위와 같으므로 우선 이렇게 써 놓을 예정이다.

마이존을 벗어나서 스터디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 살짝 긴장이 되었다. 포스코사거리의 투썸플레이스에서 목요일마다 모이는 듯하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스터디를 하려고 왔는데 어디에 사람들이 모여 있느냐고 주문하는 곳에 물으니 룸같이 꾸며진 공간 두 곳을 쓰면 된다고 한다. 가까이 가보니 정말 예약석이라고 되어 있다. 내가 처음인가? 다시 주문하는 곳으로 가서 바닐라라떼 한 잔을 주문하여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자세히 보니 맞은 편 방에 이미 한 분이 와 계신 것을 확인하고 그 쪽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하였다. 쭈삣쭈삣 인사를 하고 몇 마디 나누었다. 다행히 몇 번 와보신 분이라고 한다. 춥다면서 담요를 얻어 가지고 오시는데 내 것까지 가져다 주신다. 친절한 분이다. 스터디에 대한 호감도는 올라가고 긴장감이 살짝 풀린다.

조금 시간이 흐르니 하나둘씩 사람들이 도착하는데, 어째 다 어리버리하다. 알고보니 다들 처음이다. 운영진이 도착해야 스터디가 시작될 것같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하다. 내가 막 진행하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참았다. 처음 와서 나대면 안된다. ㅋㅋㅋ

조금 더 기다리니 운영진들이 하나둘씩 도착하여 스터디가 시작되었다. 모인 사람들 중에허 한 분이 영어를 꽤나 잘하셔서 거의 그 분과 둘이서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스터디를 하였다. 예전에 내가 스터디를 맡을 때에는 참가자에게 고루고루 시간을 분배하는 것에 신경을 썼는데, 그런 걱정없이 시원하게 시간을 점유할 수 있었다는 점이 장점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한 테이블 당 여덟명 안팎의 인원이 모여 있음에도 듣기만 하다 시간이 다 흘러버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나저나, 나랑 쿵짝쿵짝 아이폰에 대해서 수다떨었던 이 분, 아마도 예전 마이존에서 뵈었던 분 같다. ㅋㅋㅋ

굳이 꿈틀(구 마이존)과 비교를 하자면, 새로운 사람들과의 친목 등을 고려하면 신규 유입이 많은 이 스터디가 장점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반면에, 스터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자면 역시 꿈틀이 안정된 시스템 속에서 스터디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다만, 꿈틀이 예전만 못해서, 마음에 드는 스터디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수요일 상급 스터디 하나가 있었는데, 전화 인터뷰 중에 자기개발서 읽기 싫다고 그 섹션 안하면 안되냐고 했다가 퇴짜 맞았다. 생각해보면 정말 예의없는 행동이었다. 거기 리더는 나름 신경써서 만들어 놓은 커리큘럼일텐데, 처음 오는 놈이 이래라 저래라 하다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 평소 자기개발서 혐오 심리가 영어로 이야기하다보니 저절로 튀어나와 버린 듯하다. 역시 영어로 말하면 좀 더 솔직해진다. 방어기제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어져서 그런 것같다.

"Hi 그룹 스터디_중급영어"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또는 비정기적으로 참석을 할 예정이다. 한달 모두 가야 하는 부담이 없이, 미리 올라온 토픽을 보고 참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최대한 누릴 예정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PlanB를 마련해야 할 것같다. 참석 인원을 15명에서 20명 사이로 제한하는 경향이 있어서 늦으면 참석을 할 수가 없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