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경비구역 JSA

이상하게도 이영애가 주연한 영화는 나와 인연이 없는지 항상 못보고 빗겨나간다. 6년전인가에 개봉한 인샬라는 관객의 흥미를 끌지 못했으니 넘어가더라도, 공동경비구역 JSA를 비롯해서 선물, 또 최근 개봉한 봄날은 간다도 그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결국 국민영화라고 불리울 만큼 화제가 되었던 공동경비구역 JSA도 비디오 출시는 물론이고, TV에서 명절특집 영화로 방영된 후로 얼마간의 시간이 더 지난 오늘에서야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현상을 이영애 반사 효과라고 부르곤 한다.

쉬리가 분단된 현실이 갈라놓은 사랑을 표현했다면, JSA는 이 현실로 막힌 우정을 시도한 젊은이들의 죽음을 보여주고 있다. 쉬리에 비해서 좀더 분단의 현실을 가깝게 느끼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 점수를 주고 싶다.

북의 친구를 쏜 도덕적 죄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는 마지막 장면도 감동적이었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는 이것이었다. 형, 전쟁나면, 우리도 쏴야돼? 이 대사가 남북한의 현실을 가장 잘 말해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가지 기억에 남는 점은 이영애의 영어발음이 생각보다 자연스러웠다는 것이다. 억양은 좀 이상했지만, 대체적으로 괜찮았다고 본다. 광고에서도 Do you have any exe.. experience 하더니... ^^;;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