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랑고를 하고 있다

게임을 할 만큼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닌데, 요즘 회사에서의 골치아픈 일들이 퇴근 후에도 자꾸 생각이 나서 이를 잊고자 요즘 핫하다는 듀랑고를 플레이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지난 주말부터 했으니 아직 일주일을 채 플레이하지 않은 셈이다.

호모 사피엔스와 공룡은 시기적으로 절대 만날 수 없지만, 공룡에 대한 인간의 환타지는 여러 가지 공상과학 영화들과 소설들을 양산해 내었고, 듀랑고 또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인간들 일부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지구에서 듀랑고 유니버스로 워프되어 졸지에 공룡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플롯을 가지고 있다.

공룡이라고 특별한 뭔가가 있는 것은 아니고, 공룡을 잡아서 뼈도 써먹고 고기도 써먹고 하는 생활형 RPG 게임이라고 보면 된다. 특별히 렙업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편하게 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는 정도로만 적당히 플레이할 수도 있는 게임인 듯하다. 넥슨에서 만들었지만 현질을 강요하는 경향도 거의 없고해서 그냥 편하게 플레이하고 있다.

다만, 엄청나게 몰입감을 주는 재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 말그대로 그냥 플레이를 하긴 하지만, 왜 이런 걸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말그대로, 게임에 빠져들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이유 중에서 먼저 플레이한 동생이 나를 하드캐리해줘서 그런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뭔가 어려울 것이 없이 동생에게 뭐 만들어 달라고 하면 알아서 만들어 준다. 그래서, 처음에 플레이하면 나무줄기나 나뭇잎 같은 걸로 옷입고 다녀야 하는데, 난 동생이 만들어준 가죽옷이나 깃털옷 등을 입고 품위있게 다니고 있다.

처음에 목표는 무기/도구 등에 특화된 스킬을 레벨업 하는 것이었는데, 하다보니 나의 성향은 채집과 도축쪽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무기/도구 제작 레벨은 잘 안오르고, 채집 스킬이 가장 잘 오르고 있다. 여기 저기 무서운 공룡 피해 다니면서 자연 답사하는 재미가 있다. 물론, 종종 만만한 공룡이 보이면 잡아다가 공룡고기로 고기완자를 만들어 훈제요리를 해먹기도 한다.

듀랑고를 얼마나 오랫동안 할 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한달 이내가 아닐까 싶은데...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