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어회 @수락수산

몇 달 전이던가, 나의 범동네권인 수락산역 인근에 수락수산이라는 횟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놓았다. 평도 괜찮았고 가격도 합리적이라고 하여 "가볼만한 횟집" 리스트에 올려 놓았던 곳이다. 범동네권에서 회 한 번 먹을 틈도 없이 바뻐서 시간을 내지 못하다가, 며칠 전에 광어회가 3월이후부터 맛이 없어지는 시기라는 글을 읽게 되었다. 물론, 사시사철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는 양식 광어인 경우에는 그리 차이가 크지 않다는 이야기가 덧붙여진 글이었지만, 광어회를 먹으러 가기엔 충분한 트리거가 되었다.

광어는 국내에서 매우 저렴한 횟감이지만, 난 이 광어의 쫄깃한 식감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참치, 연어와 함께 종종 찾아 가서 먹는 회 중에 하나이다. 그래서, 3월이 다 가기전에 수락수산에 들어 광어회를 먹기로 결심을 했는데, 이번에 그 결심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살며시 들어와 조금 작은 테이블에 앉아 있으니 홀서빙을 하시는 분이 온다. 혼자라고 하니 멈칫하는 느낌이다. 혼자오는 손님은 없나보다. 광어 소자와 청하 한병을 주문하였다. 잠시 후 딱히 땡기지 않아 보이는 비주얼을 가진 스끼다시들이 세팅되었다. 메추리알은 그럭저럭 맛나게 먹었으나, 다른 메뉴들은 좀...

광어 소자는 생각보다 많은 양이 나오지는 않았다. 소자의 양으로 비추어 보아, 중자로 시켜도 혼자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배불리 먹을 수는 없어도 양이 그리 많지 않은 나에게는 저녁 한끼로 적당한 수준은 된다. 와사비를 푼 간장에 레몬을 짜서 뿌리고 광어를 한 조각 집어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특유의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만족스럽다. 맛있어서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다만, 그래서 청하도 순식간에 마시게 되어 헤롱헤롱한 상태로 횟집을 빠져 나왔다. 내 주량은 청하 한병을 버거워할 정도이기에...

저렴이 횟집에서 불평할 사안인 지는 모르겠지만, 비닐 씌운 접시에 회가 올려져 나오는 것은 입맛을 떨어뜨리는 요소이다. 다시 무채 등을 다시 세팅할 시에 드는 인건비, 재료비 등을 아껴서 좀 더 저렴하게 서빙을 하기 위해서라고 이해할 수도 있긴 한데, 난 참 거북하게 느껴진다. 차라리 그냥 초밥 서빙될 때와 같이 나무 도마 같은 곳에 주면 좋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