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라진 미래의 생존원칙 『나인』 조이 이토, 제프 하우

책의 제목이기도 한 9라는 숫자는 이 책에서 지양해야 할 아홉가지, 그리고, 그 아홉가지를 대신해서 가져야할 아홉가지 를 의미한다. 책의 목차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그 아홉가지 중 첫번째는 "권위보다 창발"이고, 두번째는 "푸시보다 풀 전략" 이다. 대체적으로 상식선에서 지양해야 할 아홉가지와 지향해야할 아홉가지를 반어적으로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다. 다만, 말이 쉽지 이런 태도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의 자의적인 해석일 수도 있겠으나, 책의 전반부는 대체적으로 미래에는 권위적인 태도나 보수적인 태도를 벗어나서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나, 5번 쳅터의 제목은 "순종보다 불복종"인데, "불복종"이라는 단어만 들으면 마치 큰 일인 것 처럼 느껴지지만 앞에 "순종"에 대비해서 읽어 보면 "불복종"이라는 말은 꽤 멋지게 들린다. 즉, 시키는 대로 하기 보다는 잘못된 점이 있으면 지적하라는 의미로 생각하면 된다. 이런 조언은 어떤 조직에 소속되어 있느냐네 따라서 독이 될 수도 있다. 항상 드러 맞는 말은 아닐 것이다.

내가 가장 의외라고 생각했던, 그리고 읽은 후에 가장 공감이 갔던 쳅터는 여덟 번째 "견고함보다 회복력"이었다. 이 쳅터의 내용을 요약해 보자면, 미래를 예측해서 리스크를 대비한 견고한 시스템을 갖추어 봤자,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미래에 다가올 다섯가지 위기 중에 네 가지를 예측했다 하더라도 예측하지 못한 한 가지 때문에 휘청거리기 보다는, 위기가 닥쳐 왔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또는 그 시류를 따라갈 수 있는 조직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찌보면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인데, 나에게 부족한 점이기도 하면서, 왜 저자가 이러한 능력이 중요한가를 잘 설명해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에 공감이 되기는 하지만, 어찌보면 자기개발서 같은 경향이 있어서 책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생각해보면 난 독서를 통해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때 기쁨을 느끼고 책을 마음에 들어 하며 좋은 평가를 내리는 경향이 있다. 『나인』은 그러한 류의 책은 아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이 책의 여섯 번째 쳅터의 제목이기도 한 "이론보다 실제"의 조언일 지도 모르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