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값의 비밀』 양정무

참 매력적인 제목이 아닌가! 『그림값의 비밀』이라니! 하지만, 정말 그림값의 비밀을 알려주진 않는다. 그림값에는 비밀이 없다. 그저 트랜드가 있을 뿐이다. 『그림값의 비밀』은 아트 딜러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가이드가 될 수 있을 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책만 본다고 본젹적인 딜러가 될 수는 없겠지만, 꿈꾸는 사람들에게 인트로 정도의 역할은 할 수 있을 듯하다.

작가와 딜러는 보통 5:5의 비율로 수익을 배분한다고 한다. 생각보다 작가의 비율이 적어서 놀랐는데, 어디든 원래 유통이 돈을 버는 법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딱히 이상한 일도 아니다. 게다가, 딜러라고 거저 버는 돈이 아니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해야 그림을 팔 수 있는 것이니 딜러가 과분한 댓가를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작가와 딜러의 비율을 논하는 것은 1차시장일 때 의미가 있고, 이미 작가의 손을 떠난 이후에 작품이 사고 팔리는 것은 2차 시장이라고 하는데, 그 때는 작가의 몫은 따로 없다. 그리고, 2차시장이 초보 딜러가 진입하기에 적당한 시장이며, 1차시장은 그림보는 안목이 꽤나 높아야 하는 고난이도 포지션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잘못된 사실을 하나 바로잡을 수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흔히들 미술작품은 작가가 죽은 후에 제대로된 평가를 받는다는 속설이다. 책에 따르면 작가의 생전에 평가를 받지 못한 작품이 사후에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빈센트 반 고흐와 폴 고갱 정도가 예외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미술계에 등장하는 나이가 꽤 늦었다는 것이 그러한 예외적 상황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 외에도 꽤나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마도 내가 궁금해 했던 내용은 이 정도가 아닐까 한다. 이런 류의 책을 읽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 꽤 흥미롭게 읽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