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대환대출

카카오뱅크에 대환대출용 상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었고, 다른 사용기에 따르면 대환대출용으로 추천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은행에서는 타은행의 대출을 대환하게 되는 경우 타은행 가까운 지점에 직원이 동행하여 처리해준다고 하는데,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그럴 인력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시도해 보기로 하였다. 결론적으로 제한적으로 가능하기는 하지만, 대환할 금액이 커질 수록 지난한 작업이 된다.

기존에 타은행에 두 가지 대출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의 대출이율이 상당히 불만족스러워 대환대출을 마음에 두고,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했더니 한도가 500만원밖에 나오지 않았다. 한도가 아예 나오지 않는다면 애초부터 대환대출이 불가능한 것이니 인터넷은행이 아닌 일반 은행을 이용하거나 어떻게든 기존 대출을 일부 상환하여 마이너스 대출의 한도를 만들어야 한다.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우선 개설을 하고 며칠이 지난 후 따로 모아 놓았돈 돈과 함께 8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상환했는데, 상환한 만큼 다시 한도가 늘어나지 않는다. 400여만원 정도만 늘어난다.

어쩔 수 없이 상환을 한 후에 다시 한도가 늘어나기까지 3영업일이 걸렸다. 아마도 은행 공동 전산망 같은 곳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듯하다. 결국 이 지난한 작업을 여러 번 처리한 끝에 2천만원을 모두 대환하게 되었다. 정말 번거로운 작업이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딱 상환한 만큼만 한도가 늘어나도 별로 고민할 일도 없는데 뭔가 대환대출에 대한 페널티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후에 카카오뱅크에서 마이너스 대출이 아닌 일반대출을 시도하니 그 동안 덜 확보되었던 한도에 거의 근접한 수준까지 한도가 잡히는 것이 아닌가! 어리둥절함과 동시에 허탈함이 몰려 왔다. 아마도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BIS 비율만 떨어뜨리고 실제 이자수익이 나오지 않는 마이너스 대출보다는 신용대출을 권장하는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한다. 이는 초기에 워낙에 접근성이 좋아서 장난삼아 마이너스 대출을 받는 이용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적용하는 정책일 것이다. 마이너스 대출의 이자가 조금 더 높긴 하지만, 마이너스 상태를 만들지 않으면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