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추월차선』 엠제이 드마코

이미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테디셀러의 반열에 오른 『부의 추월차선』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뭔가 자기개발서 같은 느낌이 나서 피했었는데, 읽어 보니 피할 정도로 알맹이가 없는 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부의 추월차선』의 결론은 꽤 쉽다. 진정으로 부자가 되고 싶다면, 그것도 젊은 나이에 부자가 되고 싶다면, 직장 생활 그만하고 빨리 사업을 시작하라. 이것이 『부의 추월차선』이 말하는 추월차선으로 가는 길이다. 직장 생활을 해서 부자가 되기는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노골적으로 직장 그만두고 사업하라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책은 처음 접해보는 지라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저자가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진부하다거나 누군가가 하는 이야기를 짜집기했다는 등의 비판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훌륭한 것은 왜 사업을 해야 부자가 될 수 있는지, 특히, 젊은 나이에 부자가 되려면 왜 사업을 해야만 하는지를 상당히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상당히 재미있는 비유가 나오는데, 경제관념을 제대로 모르고 흥청망청 써대며 돈벌 궁리도 안하는 사람들이 가는 길을 인도, 일반적으로 직장생활을 하며 알뜰살뜰 돈을 모아 중산층이 되려는 사람들이 가는 길을 서행차선, 그리고, 저자가 제시하는 빠르게 부자가 되는 길을 추월차선이라고 비유했다. 즉, 가능한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려는 전략이 생각만큼 안전한 방법이 아니며, 정말 부자가 되고 싶다면, 이왕이면 빨리 부자가 되는 길을 택하라는 권유에 힘을 싣고 있다.

서행차선에서 추월차선으로 옮겨가고 싶은 사람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기도 하는데,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세 가지이다. 첫번째로 제시한 방법은 명성을 얻는 방법이다. 어떻게든 유명해지라는 것이다. 무명보다는 악명이 좋다는 말도 서슴치 않게 한다. 즉, 유명하면 돈이 알아서 따라오게 되어 있다는 뜻이다. 요즘 유명 유튜버들이 돈을 긁어 모으는 것을 보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두번째 방법은 스스로를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부각시키는 방법이다. 이 또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이 방법은 첫번째로 제시한 유명해지는 것보다 더 어려워 보인다. 부자가 될 만큼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려면 과연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마지막으로 제시한 방법은 스톡옵션이다. 이것은 이해하기는 쉽지만 회사에서 스톡옵션을 많이 받겠는가, 아니면 월급을 제대로 받겠는가라는 선택지를 제시할 때 월급을 포기하기도 쉽지는 않다. 하지만, 가능하면 스톡옵션을 선택하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추월차선에 들어섰다면, 즉, 사업을 하기로 결심을 했다면 다음에서 설명하는 다섯가지 중 두 개 이상의 시스템을 구성해야 한다:

1. 임대 시스템
2. 컴퓨터, 소프트웨어 시스템
3. 콘텐츠 시스템
4. 유통 시스템
5. 인적 자원 시스템

저자는 이 중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것으로 콘텐츠 시스템을, 그리고 관리하기 어려운 것으로 인적 자원 시스템을 꼽았는데, 콘텐츠는 차별화하기가 쉽지 않고, 인적 자원 시스템은 직원을 만족시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설명한다. 즉, 가장 시간을 빼앗기지 않는 쪽으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임대 시스템이 가장 적격이지만, 역시 자본의 문제가 걸린다. 저자는 2번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통해서 성공했기에 은연중에 이것을 추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영향력의 법칙이라는 개념 또한 흥미로웠다. 즉, 영향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미칠 수록,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더 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록 수익은 올라간다는 뜻이다. 소수에게 많은 돈을 벌거나, 다수를 상대로 조금씩 돈을 버는,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다수에게 강한 영향력을 미쳐 떼돈을 버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적어도 백만명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면 부자가 될 수 밖에 없다. 저자가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추천하는 이유도, 가장 손쉽게 다수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향력을 미치는 아홉 가지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는데, 열거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기분좋게 만들어 줄 것
2. 문제를 해결해 줄 것
3. 교육해 줄 것
4. 외모를 발전시켜 줄 것
5. 안전을 제공할 것
6. 긍정적인 정서를 유발할 것
7.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
8. 삶을 편하게 해줄 것
9. 꿈과 희망을 고취시켜 줄 것

뭔가 이렇게 많은 방법 중에서 하나 쯤은 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는가! 저자가 글로 표현하는 설득력이 이렇게 무섭다. 뭔가 나도 사업을 해서 성공할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들고, 심지어 당장 사업을 시작하고 싶게 만든다.

의외로, 진정으로 부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다. 그저 회사라는 울타리에서 회사가 주는 월급과 사회적 지위에 만족하며 길고 가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하지만, 자신의 꿈이 진정으로 부자가 되는 것임에도 억지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면, 자본이 없다거나 처자식이 딸렸다거나 하는 등의 핑계만 생각하지 말고 하루빨리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어떠한가? 저자는 이렇게 독자들을 유혹한다. 저자의 주장이 다분히 생존자 편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결코 틀린 말은 없다. 세상을 다른 관점에서 보면 억대 연봉 같은 것은 꽤나 소박한 꿈일 지도 모른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