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해외선물 협의수수료

키움증권이 지금과 같이 개인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인지도를 갖게 된 것은 주식거래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낮춘 최초의 증권사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후에도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했기에 지금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그 시작은 저렴한 수수료였다는 뜻이다. 그런데, 주식거래수수료에서는 이런 적극적인 영업을 하는 키움증권이지만 국내 선물옵션이나 해외 선물옵션 거래에 대해서는 그동안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주식거래 쪽에서 모아 놓은 개인투자자들의 풀이 있으니 이들을 상대로 비싼 수수료를 유지해도 어느 정도는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그런데, 얼마전에 키움증권에서 해외선물에 대해서 계약당 $2.50의 협의수수료를 제공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2018년 6월경에 해외선물 쪽에서 가장 저렴한 거래수수료를 제공하는 곳은 동부증권에서 이름을 바꾼 DB금융투자로 $2.49, 이에 거의 근접한 수준인 것이다. 사실상 업계 최저 그룹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비대면 방식으로 계좌를 만들고 협의수수료를 위하여 담당직원과 연락을 시도한 것이 지난달 말일, 안타깝게도 5시 이후에 전화를 해서 6월 1일에서야 신청이 들어가게 되어 그 다음 영업일인 6월 4일부터 협의수수료가 적용되었다. 6월초부터 거래를 하려던 시도는 살짝 늦춰졌지만 큰 무리는 없다. 거래를 두 번 해보았더니 $2.50의 협의수수료가 반영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기존에는 계약당 $2.99의 협의수수료 옵션을 제공하는 교보증권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강력한 장점은 굳이 길게 언급할 필요는 없고, 교보증권과 비교하여 단점을 나열하자면, 우선 키움증권은 CME 이외의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받을 수가 없다. 교보증권 또한 CME 이외의 거래소와는 협의를 하더라도 비교적 비싼 수수료를 요구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차트는 볼 수 있는데, 키움은 아예 CME 이외의 거래소 데이터가 제공되지 않는다.

또한, 키움증권의 경우 원화대용 서비스가 상당히 불편하다. 교보증권은 원화를 입금하고 포지션을 청산하지 않는 한, 달러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딱히 환전할 필요가 없다. 포지션을 청산할 때 수익이 수수료를 제한 금액보다 많으면 어떠한 환전도 이뤄지지 않는다. 반면에, 키움증권은 +1 영업일에는 무조건 정산을 하기 때문에, 포지션 당 증거금만큼의 달러를 요구하고 없으면 원화대용으로 잡아 놓았던 금액을 환전시켜 버린다. 게다가, 원화대용하는 과정도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화를 계좌에 입금시켜 놓고, 그 중 얼마를 대용으로 잡겠다고 지정을 해주는 번거로운 과정이 한단계 더 필요하다. 그냥 현금이 풍부해서 충분한 금액을 환전시켜 놓고 거래를 하겠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나같이 자금이 빠듯하여 국내선물옵션 쪽과 해외선물옵션 쪽으로 돈을 옮겨가며 거래를 하는 사람에겐 상당한 번거로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환전수수료의 경우는 교보증권이 달러당 왕복 2원정도 수준이고, 키움증권은 달러당 왕복 4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양쪽다 큰 무리가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키움증권의 경우 위와같이 +1 영업일에 달러를 요구하는 편이라 환전에 대한 비용이 좀 더 들어갈 여지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위에서 언급한 키움증권의 단점들은 대부분의 증권사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키움증권의 단점이 아니라 교보증권의 장점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자금의 이동이 잦다면 수수료에서 좀 손실을 보더라도 교보증권이 좀 더 유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수수료 말고 키움증권의 해외계좌는 매우 강력한 장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API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다만, 이것은 개발자인 나같은 경우나 개발자를 고용할 수 있는 수준의 트레이더에 한정한 장점이다. 매매기록을 개인적인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교보증권의 경우 체결한 내역을 복사하여 기록하는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는 중인데, 키움증권의 경우 API를 이용하여 거래하면 바로 내 DB에 기록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다소간의 편리한 점이 있다.

당분간 키움증권과 기존에 사용하던 교보증권을 병행하여 사용할 예정이다.

이상욱